[신동빈 구속] 롯데, 50년 만에 총수 부재… 주요사업 '올스톱' 가능성

입력 2018-02-13 17:52 수정 2018-02-14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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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정농단 1심 재판에서 뇌물공여혐의로 징역 2년6월형을 선고받고 전격 구속됨에 따라 지난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롯데그룹이 총수 부재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신 회장이 법정 구속으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업이 당분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중국, 동남아시아, 미국, 유럽, 러시아 등지에 10조 원 이상을 투자한 해외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신 회장 개인의 해외 정·재계 네트워크와 인맥에 상당 부분 의존한 터라 여서 신 회장의 부재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례는 롯데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 수사가 시작된 2016년에도 찾아볼 수 있다. 당시 미국, 러시아,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에 진출해 있는 롯데호텔은 유럽 진출을 통해 아시아와 미국, 유럽을 잇는 글로벌 호텔브랜드로 성장을 꾀했으나 검찰 수사로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프랑스 파리의 5성급 호텔과 체코 프라하에 190여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 인수를 검토했으나 검찰 수사로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면서 인수 작업이 전면 중단됐다. 또 골프장을 보유한 미국 리조트도 인수 검토 단계에서 철수했다.

세계 3위의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의 도약을 위해 미국과 호주 등에 근거지를 둔 면세점들의 인수를 검토했으나 역시 검찰 수사에 따른 호텔롯데 상장 무산으로 철회했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은 미국 석유화학회사 엑시올 인수를 추진하고 인수제안서까지 제출했으나 검찰의 압수수색에 인수제안을 접었다. 신 회장이 이번에 구속되면서 주요 결정이 미뤄지게 돼 이런 경영 위축 현상이 한층 심각해질 것이란 것이 재계의 예상이다.

당장 타격이 예상되는 것은 롯데의 해외사업이다. 롯데가 동남아와 인도, 유럽, 미국 등지에서 투자했거나 투자할 예정인 해외사업의 규모만 100억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유화단지 건설 사업이 대표적으로, 이 회사는 2016년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에 대한 부지사용권한을 사들였으며 지난해 토지 등기 이전을 완료했다. 현재 플랜트 기초 설계 단계로 투자 예상 규모만 40억 달러에 달한다.

롯데 화학부문은 유럽 생산거점에도 2억 달러가량의 설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며, 롯데가 인수를 추진했다가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계획을 접었던 액시올사와 함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건설 중인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크레커 사업에는 약 35억 달러가 투자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글로벌 사업에 의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타 총수를 둔 국내 기업 정서가 그렇듯 신 회장의 부재로 여러 사업에서 추진 동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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