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차별 보호무역 공세 계속된다…1년간 불공정 무역관행 조사 건수 81% 증가

입력 2018-02-14 08:25 수정 2018-02-14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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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미 FTA는 재앙·중국 제재할 것”…중국 상무부 “미국 보호무역주의 심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차별 보호무역 공세가 계속된다. 트럼프 정부는 출범 후 1년간 다른 나라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이어질 수 있는 무역조사를 대폭 늘린 데 이어 조만간 새로운 조치에도 들어갈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취임 첫 1년간 수십개 국가를 대상으로 불공정 무역관행과 관련해 94건의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전년보다 81% 급증한 것이다.

이들 조사 중 일부 건은 여전히 계류 중이며 때로는 독립적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TR)가 조사를 제지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USTR가 지난달 보잉이 캐나다 봄바디어의 여객기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지 않다고 결정한 것이다.

CNN머니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한국과 중국의 세탁기와 태양광 제품 등을 대상으로 16년 만에 첫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다.

이날 발표된 최신 무역조사도 이런 기조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과 캐나다 그리스 중국 인도 터키에서 수입하는 용접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수입 제품이 부당하게 미국 제조업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판단되면 상무부는 16~132%까지 관세를 적용하게 된다.

조만간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들에 막대한 타격을 줄 트럼프의 결정이 내려진다. 트럼프는 최근 상무부로부터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수출이 자국 안보에 피해를 끼치는지 조사한 보고서들을 받았으며 2개월 안에 이에 근거해 무역제재 조치를 내릴지 결정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지식재산권 침해 혐의로 중국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이 맺은 주요 무역협정의 장래도 매우 불투명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트럼프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미국에 좋은 방향으로 개정하거나 아예 폐기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그는 이날 여야 상·하원 의원들을 백악관에 초청에 미국 노동자를 위한 공정무역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면서 특히 아시아의 주요 무역파트너인 한국과 중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트럼프는 “한국과의 협정은 재앙이었다”며 “이를 공정한 협정으로 바꾸기 위해 재협상하거나 완전히 폐기할 것”이라고 맹세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과 매우 나쁜 무역 협정을 맺었다”며 “우리에게는 손실만 발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관세와 쿼터를 포함해 모든 옵션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일본의 막대한 대미 무역흑자를 성토하면서 ‘호혜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에 다시 강경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졸지에 미국과의 무역전쟁의 한가운데 서게 된 중국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국 상무부의 왕허쥔 무역구제조사 국장은 이날 용접관 조사에 대해 “미국이 철강 분야에서 심각한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고 있다”며 “지난달까지 미국의 무역 구제 조치 중 222개가 철강 관련 제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무역조사는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의 권리이지만 자국 상품에 대한 과도한 보호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이 다자무역 규칙을 준수해 세계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일부 의원들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우려를 표명했다. 팻 투메이 상원의원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무역제재를 가하는 것이 실현되기 어렵다”며 “이는 다른 나라의 보복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리 상원의원도 “미국 제조업은 철강에 의존하고 있다”며 “제재는 일자리 순손실로 이어질 수 잇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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