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영원한 에이스' 故노진규의 소치 그리고 평창

입력 2018-02-14 19:07 수정 2018-02-1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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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시즌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 맨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故노진규 선수.(뉴시스)
▲13-14시즌 남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단. 맨 오른쪽에서 세번째가 故노진규 선수.(뉴시스)

소치 올림픽이 개막되기 불과 몇 주 전, 당시 예비 멤버였던 이호석은 출전 소식을 듣게 됐다. 월드컵이 끝난 후 휴식을 취하려 귀국한 그에게 들려온 갑작스런 소치 행이었다. 노진규가 아팠다. 노진규는 훈련 도중 팔꿈치를 다쳐 국가대표에서 낙마했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등의 혹이었다.

2013년 겨울, 시합을 마치고 들어와 스케이트 날을 벗던 노진규의 등은 굽어 있었다. 한 눈에 봐도 큰 혹에 사람들은 그의 상태를 걱정했다. 그렇게 소치 행 티켓만을 앗아갈 줄 알았던 혹은 골육종이라는 암으로 돌아와 2016년 4월 3일 그의 삶까지 가져갔다.

소치올림픽 시즌이 있던 13/14 시즌에서 노진규는 올림픽 개인 종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선발전 결과에 따라 김윤재와 함께 계주에만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림픽 티켓 확보를 위한 네 번의 월드컵에선 노진규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동료 선수들의 실수와 실격 등으로 포인트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한국 대표팀 앞에 노진규는 혹을 달고 최선을 다했다. 노진규는 본인의 티켓이 아님에도 수술까지 미뤄가며 한국의 출전 기회를 늘렸다. 그리고 그의 동료들은 소치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했다.

▲13/14시즌 상하이 월드컵 1500m 우승 당시 모습(출처=국제빙상경기연맹)
▲13/14시즌 상하이 월드컵 1500m 우승 당시 모습(출처=국제빙상경기연맹)

그로부터 4년이 지나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지금, 여전히 그를 품에 안고 뛰는 선수들이 있다. 그의 친 누나 노선영과 동료 심석희,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 등이다.

노선영은 올림픽을 코 앞에 두고 연맹 측의 실수로 올림픽 출전 불가 통보를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 출신 선수들의 불참으로 티켓을 얻은 그였지만 상처는 돌이킬 수 없었다. 그럼에도 동생을 대신해 메달을 따겠다던 약속은 변하지 않았다. 대중들 역시 노진규를 회상하며 누나 노선영에게 힘을 실었다. 그렇게 지난 12일 여자 1500m 스피드스케이팅에 출전한 노선영은 올림픽 개인 최고 성적을 기록하며 14위에 올랐고 이젠 팀추월 준비에 한창이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에이스 심석희 역시 노진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 장례식 때 누구보다 울음이 많았던 심석희였다. 심석희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존경하는 인물에 노진규를 언급했다. 심석희는 그를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준 동료이자 좋은 오빠,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설명했다. 심석희는 오는 토요일 1500m 경기를 앞두고 있다.

남자 1500m 결승을 앞두고는 임효준과 황대헌은 노진규를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임효준은 당당히 금메달을 거머쥐어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부활을 알렸다. 노진규의 16년지기 박승희 역시 14일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 경기를 마친 뒤 "(노)진규가 나에게 정말 많은 응원을 해줬다"며 "하늘에서 응원을 해줬을 것 같아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3000m 세계신기록 보유자이자 안현수의 뒤를 이을 에이스로 불렸던 그가 떠난 지 2년이 돼 가지만, 평창 곳곳엔 그와 함께 뛰는 선수들로 가득하다.

▲3000m 슈퍼파이널 세계신기록 보유자로 기록돼 있는 故노진규.(출처=심석희 인스타그램)
▲3000m 슈퍼파이널 세계신기록 보유자로 기록돼 있는 故노진규.(출처=심석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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