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포문 연 미국…중국의 보복 카드는?

입력 2018-02-19 09:02 수정 2018-02-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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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세탁기와 태양열 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에 이어 철강과 알루미늄에도 수입 제한 방안을 검토하면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중국이 어떤 보복 카드를 꺼내 들지 주목된다.

미국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 증가가 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면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수입 제한 방안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 보고서에는 높은 관세와 수입량 제한 등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

중국은 이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17일 “미국의 조사는 근거가 없다”면서 “중국의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면 필요한 조치를 취해 우리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 반박했다.

영국 방송 BBC는 중국이 미국에 취할 보복 카드 다섯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의 부당함을 제소하는 것이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세이프가드 발동 이후 미국의 관세가 세계 무역에 악영향을 주고 있으며 WTO 회원국과 함께 이를 자체적으로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는 많은 비난을 받아왔던 중국의 무역 관행에 역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BBC는 미 당국이 중국의 ‘아이러니’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제한하는 것도 중국이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지난해 5월 양국은 미국산 소고기의 중국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2003년 미국 광우병 사태로 수입을 중단한 지 14년 만이다. 이에 중국은 미국 축산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JD.com)은 향후 3년간 미국산 소고기와 식료품 20억 달러(약2조1340억 원) 어치를 수입할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다. 미국산 소고기 업체들은 수출을 위해 중국의 요구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중국은 건강 및 안전 기준을 높여 무역 보복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미국산 자동차 구매를 중단하도록 권고하는 방법도 있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이다. 2022년까지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의 절반 이상을 중국이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 상위 5개국에 꾸준히 포함됐다. 중국 정부가 소비자들의 충성심을 이용해 미국산 자동차 구입을 중단하라고 지시하면 미국 제조업체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국은 중국의 이러한 조치를 경험했다. 롯데마트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대로 불매 운동이 일어나 중국 시장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미국 관광업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외관광객을 보유하고 있다. 매년 전 세계를 여행하는 중국인이 1억3000만 명 이상이다. 중국 관광객은 해외여행에 1년 동안 약 2600억 달러를 쓴다. 중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는 주로 아시아 지역이지만 미국을 방문하는 이들도 많다.

마지막 카드는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것이다. 중국은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전에도 중국은 이를 매도하겠다고 미 재무부를 위협해왔다. 많은 이가 중국 정부가 미국 경제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그러나 다른 나라들이 미 국채를 매입함으로써 중국의 매도 분을 상쇄할 가능성이 크다고 BBC는 설명했다.

다만 BBC는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응할 방안은 다양하지만 대립이 확대되는 것은 현실적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무역 전쟁은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이 패배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아시아 지역 전반에 고통을 일으킬 수 있다. 글로벌 공급 체인이 통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미 당국의 조사도 중국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BBC는 미국 또한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서는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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