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로 번진 '미투운동(Me Too)'의 성추행 당사자인 이윤택 연출가와 고은 시인에 대한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성추행 논란이 불거진 후 이윤택 연출가는 오늘(19일) 공개사과를 할 예정이며 고은 시인은 5년간 집필했던 경기도 수원 '문화향수의 집'을 떠난다.
김수희 극단 미인 대표는 14일 자신의 SNS에 이윤택 연출가가 과거 성추행한 사실을 털어놨다. 김수희 대표뿐 아니라 어린 여자 단원들을 공공연히 자신의 방으로 불러 성기 주변 안마를 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어 17일에는 이윤택 연출가로부터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이 등장했다. 이 여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윤택 연출로부터 19세이던 2001년, 20세였던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윤택 연출가에 대한 성추행 폭로가 연이어 터지자 사단법인 한국극작가협회는 18일 이윤택 연출가를 회원에서 제명했다. 여성연극협회도 이날 '이윤택의 야만적 상습 폭행을 묵과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이윤택 연출가는 19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들에 대한 공개사과를 할 예정이다.
앞서 문단 내 성폭력 문제로 논란에 휘말린 시인 고은은 경기도 수원시가 광교산 자락에 마련한 주거 및 창작공간 '문화향수의 집'에서 떠나기로 했다. 고은 시인은 18일 고은 재단 관계자를 통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며 "올해 안에 계획해둔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수원시에 전달했다.
고은 시인은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에 등장하는 성추행 원로시인 'En시인'으로 지목받았다. 최영미 시인은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가 아무리 자유와 평등을 외쳐도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짓밟는다면 그의 자유는 공허한 말 잔치. 그가 아무리 인류를 노래해도 세상의 절반인 여성을 비하한다면 그의 휴머니즘은 가짜다"라고 말하며 고은 시인의 이중성을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