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신동빈 물러나라” 공세 강화에 급격히 기우는 롯데 경영권 무게추

입력 2018-02-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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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되는 ‘절호의 기회’를 맞아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경영권 탈환 고삐를 바짝 죄면서 롯데 경영권의 무게추가 신 전 부회장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오른팔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앞세워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지만 신 회장 역할을 대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13일 신 회장이 뇌물공여 사건 관련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즉각적으로 입장자료를 통해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 사임과 해임을 요구했다. 신 전 부회장은 “한일 롯데그룹의 대표자 지위에 있는 사람이 횡령, 배임, 뇌물 등의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수감되는 것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이며 극도로 우려되는 사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신동빈 씨의 즉시 사임·해임은 물론 회사의 근본적인 쇄신과 살리기가 롯데그룹에 있어서 불가결하고 매우 중요한 과제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한일 롯데그룹 경영권과 관련해 핵심이 되는 일본 광윤사와 관련한 법정 다툼에서 신 회장이 패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경영권 향방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광윤사는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광윤사는 2015년 10월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열어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새 대표로 선임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지분 50%+1주를 갖게 됐다. 이에 신 회장은 “당시 결의는 신격호(신동빈 회장의 아버지) 총괄회장 의사에 따른 것은 맞지만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어서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주주총회 효력을 중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일본 법원에 제기했지만 일본 법원이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지난달 25일 기각됐다.

현재 일본 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이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신 회장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과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한국보다 경영진의 비리에 대해 엄격해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정서를 활용해 신 전 부회장이 조만간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소집해 실형을 선고받은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신 전 부회장은 6월로 예정된 일본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물밑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인 주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신동빈·신동주 형제간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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