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산 철강제품에 높은 관세를 물릴 것으로 우려되면서 철강 관련주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미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강관 생산업체들이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세아제강은 전 거래일 대비 5.10% 하락한 9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휴스틸(-4.64%)과 한국특수형강(-1.46%), 동국제강(-0.89%) 등도 약세를 보였다.
철강주의 동반 약세는 미국 상무부의 ‘관세 폭탄’ 예고에서 비롯됐다. 상무부는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대한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53% 이상의 관세를 부과할 12개 국가에 한국을 포함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오는 4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철강주의 투자심리 위축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철강재의 미국 수출량은 2014년 571만 톤(비중 17.7%)에서 2015년 395만 톤(12.5%), 2017년 354만 톤(11.2%)으로 수출량과 수출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 수출된 철강재의 57%가 강관인 만큼, 국내 강관 생산업체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유정관 수출의 99%, 송유관 수출의 65%가 미국으로 향한다.
대표적인 강관 생산업체는 세아제강과 넥스틸, 휴스틸 등이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강관업체들이 미국 수출용 강관을 제조할 때 국산 열연을 우선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열연 제조업체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대형 철강사의 경우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비해 수출 지역 다변화를 완료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지난해 대미 수출 물량은 전체 철강제품 판매량의 0.6%인 19만 톤에 불과했다. 현대제철의 경우 4.7%인 102만 톤이다. 이날 포스코 주가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36만3500원을, 현대제철은 오히려 0.38% 오른 5만2600원을 기록하는 등,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미국의 이번 조치가 전 세계 철강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박현욱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2002년 세이프가드 발동 사례에 비춰봤을 때, 결국 미국 내 철강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글로벌 철강가격 상승을 이끌어 낼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