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국지엠 협력사 자금경색 현실로…어음 할인도 막혀

입력 2018-02-20 09:35 수정 2018-02-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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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른 협력사의 자금경색이 현실화되고 있다. 한국지엠 대출 채권에 대한 신용도가 떨어지면서 협력사들이 어음 할인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지엠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 1~3차 협력사의 현금 유동성이 군산공장 폐쇄 발표 직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인천 검단에 자리한 1차 협력사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엠 매출채권을 담보로한 대출 한도를 ‘대출 회수’ 수준으로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협력사로 눈을 돌리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2차 협력사는 1차측에 부품을 공급하고 3개월 또는 6개월 어음을 받는다. 이 어음을 손에 쥐고 만기까지 기다리거나, 금융권에 어음을 넘기고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현금으로 받는다. 이른바 ‘어음할인’이다.

금융권에선 어음발행처(1차 협력사)의 매출 구조를 바탕으로 할인율을 결정한다. 매년 어음 잔여기간에 따른 할인율을 조율하는데 1월 말부터 일부 금융권에서 어음 할인신청에 대해 이유없이 결제를 미루거나 추가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지엠 협력사 대표 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협력사가 설 명절 직전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어음할인을 신청했는데 거절된 것으로 안다”며 “이미 정해진 할인율에 대한 재조정을 요청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협력사에서 부품을 공급받고 2~3개월 만기의 금융채권을 발행한다. 사실상 전자어음이다. 한국지엠 입장에서 ‘매입채무’가, 1차 협력사에게는 ‘매출채권’이 발생하는 구조다.

1차 협력사는 그동안 매출채권, 즉 한국지엠에서 받을 부품대금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아왔다. 반면 적자가 시작된 2014년부터 담보대출이 까다로워졌고 대출 규모도 줄었다. 자본잠식 상태의 한국지엠과의 장기적인 금융거래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확산돼왔기 때문이다.

협력사들의 자금 경색은 3월 중순께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이 이번 달에 납품받은 부품의 대금을 다음달 중순께 어음(매출채권)으로 발행하기 때문이다. 2월은 근무일수가 짧고 명절이 더해져 납품 물량이 그만큼 적은 편이지만, 어음할인이 거절되거나 과도한 할인율이 적용되면 협력사의 자금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다.

협력사 협의회 관계자는 “금융권에서는 한국지엠이 적자로 전환된 2014년부터 순차적으로 매출담보 대출 한도를 줄여왔고, 1차 협력사가 발행한 어음에도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왔다”며 “폐쇄가 결정된 군산공장 인근 협력사들의 자금난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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