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택, 연극계 제명·고은, 단국대 교수직도 내놔… 거센 '미투' 후폭풍

입력 2018-02-2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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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사회 각계로 번지는 가운데 문화예술계 갑질 성폭력 폭로 후폭풍이 거세다.

21일 서울연극협회는 17일 열린 긴급이사회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이윤택 회원의 성폭력 사실을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범죄행위로 정의하고 정관에 따라 최고 징계조치인 제명을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단법인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도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윤택 연출과 연희단거리패의 회원 자격을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한국여성연극협회도 이윤택의 연극계 영구 제명·이윤택이 그 동안 수상한 모든 상의 취소·진정성 있는 참회와 사과·사법 절차 병행 등을 요구했다. 앞서 한국극작가협회도 극작가이기도 한 이윤택 연출을 회원에서 제명했다.

이윤택 연출은 폭로가 나온 뒤 며칠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긴 했지만, 연기 지도를 하면서 추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성추행당했다고 생각했을 줄은 몰랐지만 그런 생각을 했다면 사죄하겠다"고 말하고 성폭행에 관해서는 성관계가 강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부인해 진정성 없는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후배 문인들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고은 시인은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직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단국대에 따르면 고은 시인은 15일 학교 측에 석좌교수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고은 시인은 지난 2008년 석좌교수로 임용된 바 있다. 사직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나로 인해 단국대에 누를 끼치기 싫다"고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은 시인은 경기도 수원시가 광교산 자락에 마련한 주거 및 창작공간 ‘문화향수의 집에서 떠나기로 결정했다. 고은 시인은 18일 고은재단 관계자를 통해 “더 이상 수원시에 누가 되길 원치 않는다”며 “올해 안에 계획해둔 장소로 이주하겠다”는 뜻을 수원시에 전달했다.

시·수필 등 중학교와 고등학교 교과서 11종에 실려 있는 고은 시인의 작품이 교과서에 빠질지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21일 "중학교·고등학교 국어 교과서는 검정도서"라며 "수정·보완 권한은 발행사와 저작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고은 시인은 초기에 한 신문사와 인터뷰에서 '후배 문인을 격려한다는 취지에서 한 행동이 오늘날에 비추어 성희롱으로 규정된다면 잘못된 행동이라 생각하고 뉘우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이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의 진정한 사죄가 있어야 한다"고 거듭 말하고 있다. 또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이윤택 등의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청원이 잇따라 올라오는 등 가해자들이 법적 처벌도 받아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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