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떠나자, 이제 신라젠…공매도 세력에 ‘몸살’

입력 2018-02-2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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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기업 집중 타깃…코스닥 공매도 상위 5개 종목 모두 바이오

공매도의 표적주로 불렸던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떠나자, 이제 신라젠이 공매도 역풍을 맞고 있다.

22일 코스콤이 분석한 코스닥 공매도 거래현황에 따르면, 지난달까지만 해도 평균 2% 수준에 불과했던 신라젠의 공매도 매매비중은 이달 5일과 6일 각각 8.03%, 10.61%로 대폭 증가했다. 특히 셀트리온의 코스피 이전상장 직후인 12일에는 12.61%, 14일에는 18.59%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 세력은 빌린 주식을 매도해 현금을 확보한다. 이어 해당 종목의 주가가 내려가면 같은 양의 주식을 사 갚는 방식으로 차익을 낸다. 때문에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한 상장기업에 공매도 물량이 몰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점이라고 판단될 경우 주가 하락을 쉽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매도는 신라젠을 포함, 지난해 하반기부터 주가가 급등한 코스닥 바이오업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셀트리온이 떠난 이달 9일 기준 코스닥 공매도 상위 5개 종목도 모두 시총 상위의 바이오 기업이었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실적보다 미래 성장성에 기대어 주가가 오른다는 점도 공매도가 몰리는 요인이다. 지난해 8월 말 2만2000원선에 거래되던 신라젠의 주가는 불과 3개월 만에 15만2300원으로 6배 넘게 상승했다. 최근 조정 국면에 들어서며 등락이 반복됐지만, 21일 종가 9만4900원으로 300%가 넘는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실적은 2017년 3분기까지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바이오상장사 IR 관계자는 “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R&D)에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상용화 이전까지는 실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면서 “기대감으로 오른 주가는 하락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공매도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라젠의 대차거래잔고가 늘어난 점도 공매도 리스크를 가중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대차거래 내역을 보면 이달 1일 9517만 원 수준이었던 신라젠의 대차거래잔고 금액은 20일 1조3463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948만8809주였던 대차거래잔고 수량은 1479만4722주로 늘었다.

대차잔고가 증가하거나 공매도 체결 수량이 많은 기업들은 주가 하락의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가가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올라가면 ‘쇼트 커버링(short coveringㆍ공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행위)’이 발생하면서 오히려 주가는 상승한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바이오 종목의 급등과 함께 공매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종목의 주가 급등 배경에는 기존 공매도의 쇼트 커버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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