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2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차세대 이동통신인 5G 인프라의 세계 제패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KT는 2019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계획인 5G 시험 서비스를 평창올림픽 경기장 곳곳에서 전개하고 있다. KT는 경기장 내 5G 태블릿을 사용해 동영상 등을 시청할 수 있는 부스를 설치했다. 여기에 들어간 5G 태블릿이 바로 삼성전자 제품이다. 더 나아가 삼성은 평창과 강릉에서 5G 네트워크도 구축했다.
삼성은 1998년 나가노에서부터 평창올림픽까지 공식 후원사이며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5G 기술력을 과시하고자 기합이 바짝 들어가 있다고 고 신문은 소개했다.
휴대폰 기지국을 포함해 이동통신 장비 시장에서 삼성은 스웨덴 에릭슨과 중국 화웨이 등에 뒤처져 있다. 평창올림픽이라는 절호의 기회를 활용해 세계 이동통신망이 5G로 전환하려는 타이밍에 주도권을 잡으려 하는 것이다.
삼성은 이미 미국 최대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와 5G 상용화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버라이존은 미국 11개 도시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데 그 중 7곳은 삼성이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미국에서 최초로 5G를 상용화할 예정인 새크라멘토 시도 삼성이 준비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삼성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 메이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 KDDI와 실증 실험을 실시하고 있다.
신문은 삼성이 한국의 자동차 경주장에서 시속 192km로 달리는 차 안에서 5G ‘핸드 오버(Hand Over)’ 실험에 성공한 것을 주목했다. 핸드 오버는 단말기가 지금까지 통신하던 기지국 범위를 벗어나 다른 기지국으로 전환할 때 통신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동차 경주장은 장애물이 없는 광활한 장소여서 핸드 오버가 비교적 쉽게 보인다. 그러나 삼성 네트워크 사업부의 신동수 상무는 “경주장은 전망이 좋지만 실은 울타리 등에서 전파가 반사된다. 이를 극복하는 데 고생했다”며 “어쨌든 이런 반사파 문제를 잡아 실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고속 이동 시 5G의 실용성을 증명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5G는 3.5㎓(기가헤르츠)와 28㎓ 등 다양한 주파수 대역이 쓰인다. 삼성이 강점인 것은 바로 28㎓다. 이 주파수 대역은 직진성이 강해 도심 빌딩숲에서는 반사 영향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넓은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통신에 적합하다.
신동수 상무는 “우리는 특히 28㎓에 집중해 개발과 실험을 진행했으며 그 결과 타사에 앞서 상용화를 실현할 수 있었다”며 “192km의 고속에서 핸드 오버를 실현하는 기술은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심을 보였다.
삼성은 평창올림픽의 실증 실험 실적을 발판으로 미국에서 상용화에 나서고 일본에서도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신문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