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15년간 R&D 비용 7조 행방 묘연

입력 2018-02-23 11:23 수정 2018-02-26 09:3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당국, 한국지엠과 GM 본사 ‘불공정계약’ 의혹 제기

한국지엠이 GM에 인수된 이후 15년간 지출한 연구·개발(R&D) 비용이 7조16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미국 본사 등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이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지엠의 과도한 R&D 비용 지출이 GM 본사와의 ‘불공정 계약’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국지엠이 각국의 GM 해외 법인과 비교해 재무 상태와 현금 흐름 등을 볼 때 과도한 R&D 비용 부과 등으로 원가율이 90%에 달하는 고비용·저효율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 관계자는 “2009년 삼일회계법인 실사 때도 한국지엠이 R&D 비용 명목으로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GM 본사와 체결한 계약 중 숨어 있는 독소 조항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실사가 진행됐다” 며 “지금까지 한국지엠의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인 중 하나로 GM과의 불공정한 계약 체결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까지 한국지엠이 떠안고 있는 구체적 R&D 비용 분담 비율이나 금액은 밝히지 않고 있다” 며 “각국의 GM 계열사들이 분담하고 있다는 R&D 비용을 조사해 한국지엠에 불리한 점이 있다면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한국지엠 설립 이후 20016년까지 R&D 비용으로 7조1648억 원, 매년 평균 4777억 원을 쏟아 부었다. 이는 매출액의 4~5% 수준이다. 특히 2014~2016년엔 적자에도 매출액의 5% 안팎을 개발비로 투입했다. 그러나 이 중 어느 정도가 ‘글로벌 아키텍처 프로그램’에 따라 지출됐는지는 알 수 없다. 과거 GM은 이 프로그램을 도입, 차종별 개발본부를 지정하지 않고 전 세계 계열사에 전문가들을 파견해 공동 개발하고 R&D 비용을 분담하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예컨대 신차 1종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아키텍처 프로그램에 따라 A국가 법인이 개발본부로 지정되면 한국지엠이 설계와 디자인 개발 등에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 경우 한국지엠이 이 신차의 최대 생산기지로 선정되면 이에 따른 R&D 비용을 본사와 A국가 법인에 지불하는 구조다.이르면 이달 말 실시하는 한국GM에 대한 실사에서 한국지엠과 GM 간 체결한 R&D 비용·부품조달비 등 관련 계약자료 공개 등을 놓고 한국 정부와 적잖은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산업은행이 실사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하겠다고 제시한 체크리스트에는 한국GM과 GM 본사 간 △부품조달비 관련 계약자료 △대출금리 약정서 △R&D 비용 회계 처리 내용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당원 게시판 논란'에 연일 파열음…與 균열 심화
  • 코스닥·나스닥, 20년간 시총 증가율 비슷했지만…지수 상승률은 ‘딴판’
  • 李 열흘만에 또 사법 리스크…두 번째 고비 넘길까
  • 성장률 적신호 속 '추경 해프닝'…건전재정 기조 흔들?
  • 민경훈, 뭉클한 결혼식 현장 공개…강호동도 울린 결혼 서약
  • [이슈Law] 연달아 터지는 ‘아트테크’ 사기 의혹…이중 구조에 주목
  • 유럽 최대 배터리사 파산 신청에…골드만삭스 9억 달러 날렸다
  • 일본, 사도광산 추도식서 “한반도 노동자, 위험하고 가혹한 환경서 노동”
  • 오늘의 상승종목

  • 11.22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2,992,000
    • -1.75%
    • 이더리움
    • 4,574,000
    • -3.28%
    • 비트코인 캐시
    • 692,500
    • -1.49%
    • 리플
    • 1,850
    • -8.19%
    • 솔라나
    • 340,700
    • -4.06%
    • 에이다
    • 1,335
    • -7.29%
    • 이오스
    • 1,110
    • +5.51%
    • 트론
    • 282
    • -4.41%
    • 스텔라루멘
    • 648
    • -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92,000
    • -5.15%
    • 체인링크
    • 22,920
    • -5.13%
    • 샌드박스
    • 768
    • +34.9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