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배추보이' 이상호, 스키 첫 은메달 "롤모델 김연아에 한 발 다가간 것 같아요"

입력 2018-02-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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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후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호가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후 플라워 세리머니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연합뉴스)

'배추보이' 이상호가 한국 스키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데 대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스위스의 네빈 갈마리니에 0.43초 차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은메달을 따낸 데 대해 "아직 너무 기쁘거나 그런 느낌은 사실 없다. 아직은 믿기지 않아서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상호의 이날 은메달은 우리나라 스키가 동계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60년 미국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이후 58년 만에 첫 메달이기에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우리나라 스키는 메달권과는 거리가 멀었고, 올림픽에서도 출전에 의의를 뒀다.

그런 한국 스키에 이상호는 값진 메달을 선물하며 한국 스키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스노보드를 접했다. 강원도 정선군 출신으로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해 '배추 보이'로 불린다.

사북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스노보드 알파인에 입문한 이상호는 2013년 국제스키연맹(FIS) 캐나다 대회 주니어 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14년 FIS 세계주니어선수권 준우승, 2015년 동대회 우승 등을 통해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3월 터키에서 열린 FIS 월드컵에서 2위에 올라 한국 스키선수로는 최초로 시상대에 올랐고,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대회전에선 1위에 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상호의 꿈은 자신의 노력으로 스노보드를 인기 종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자신의 롤모델을 피겨를 비인기 종목에서 인기 종목으로 만든 김연아 선수로 꼽는다.

이상호는 "김연아 선수는 모든 선수들의 롤모델이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닮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늘 결과로 어느 정도 김연아 선수의 자리에 조금 다가선 것 같아서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제가 아끼는 후배들이 와서 전주자(선수들이 뛰기 전에 코스를 미리 달려보는 선수)를 했다. 그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이상호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어려운 경기로 4강전을 꼽았다. 그는 "오늘 레드 코스가 유리했는데 4강에서 예선 성적이 상대 선수(잔 코시르)보다 낮았기 때문에 블루 코스를 타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일단 코치님이 '4강에 오른 것만 해도 충분히 잘했다'며 격려해주셨고, '지금처럼 타면 누구도 너를 이길 수 없다'고 자신감도 북돋워 주셨다. 후회 없이 타자는 마음으로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상호는 16강 경기를 앞두고 가족들과 통화로 안정을 찾아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부모님과 동생 목소리를 들으니 안정이 됐다. 제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편인데 (멘탈 코치인) 조수경 박사님도 제가 어떤 것이든 긍정적으로 풀어가려는 스타일인 것을 알고 집중하도록 도와주셨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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