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UAE 수출 오명 벗었다… 법원 "홍삼 제조일자 조작 없어"

입력 2018-02-26 09:01 수정 2018-02-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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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삼공사가 아랍에미리트 등지에 홍삼제품을 수출하는 과정에서 제조일자를 조작하는 등 계약의무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오명을 벗었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고의영 부장판사)는 한국인삼공사가 술라이만 살레 알 무타와 트레이딩 그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인삼공사는 제품 생산비용 1억 9887만 원에 미집행 광고비용 13만 5453달러를 더한 청구금액 3억 4400여만 원 중 2억 7400여만 원을 받게 된다.

술라이만 측은 2012년 7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오만, 바레인 지역에서 인삼공사가 생산하는 홍삼음료, 홍삼 파우더캡슐 등 26개 제품을 판매하는 독점 계약을 맺었다. 거래 규모는 매년 10억 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2014년 술라이만 측에서 계약한 제품 중 일부(홍삼원 12만 3000병, 홍삼비타 12만 2000병, 홍삼 타블렛 2만 1000개)를 발주하지 않자, 인삼공사는 이미 제품을 생산한 비용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술라이만 측은 인삼공사가 제품 선적을 5차례 연기하고,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홍삼음료를 제공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홍삼 타블렛 및 파우더캡슐 제조일자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제품 성분을 문의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EDA) 서신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문제 제기했다.

하지만 1, 2심은 인삼공사가 선적을 지연시킨 잘못이 없다고 봤다. 2014년 8월~9월 4차례 지연된 이유는 술라이만 측 요구로 컨테이너 내부 온도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장치인 '데이터로거'를 부착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홍삼음료 무료 제공 조건은 발주를 한 경우에 유효한데, 술라이만 측에서 발주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무료 제공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술라이만 측에서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인삼공사가 발송한 홍삼 타블렛 및 파우더캡술 제조일자를 위조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SEDA 문의 역시 마찬가지다. 재판부는 "식약처 서신은 술라이만에 발송된 것인 바 인삼공사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알코올 등이 검출돼 문제가 있다는 취지도 아니므로 인삼공사가 즉시 대응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발주 의무를 거부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1년 5월~2013년 초 인삼공사가 수출한 홍삼 타블렛 제품 등에서 알코올 성분이 나오자 문제된 사례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알코올이 함유된 제품을 수입하거나 판매하는 게 금지된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알코올 성분을 다른 성분으로 대체한 제품을 개발해 제조한 뒤 문제가 된 제품은 일정 방식으로 보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인삼공사가 부담한 광고비용 중 실제로 집행하지 않은 7만 351달러만 술라이만이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양사간 분쟁은 계약 당시 대한민국법을 따른다는 약속에 따라 국내법이 적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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