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임금구조 살펴보니…한국車 뇌관

입력 2018-02-2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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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지원을 사이에 두고 정부와 글로벌GM간의 협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지엠 뿐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임금 저효율 구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지엠의 대규모 적자는 이런 고임금 구조에서 출발했다는 지적이 많아지고 있어서다.

26일 정부와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한국지엠에 대한 실사는 3월 초 본격화된다. 양측은 실사에 앞서 합의서에 넣을 문구를 최종 조율하는 단계다. 정부의 지원 여부를 가늠하게될 실사인 만큼 투명하고 엄격한 진행을 위해 합의서도 신중하게 작성 중이다. 구속력이 있는 자료요청 권한을 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실사의 필요성은 한국지엠의 낮은 생산 효율성이 부실의 원인으로 지적되면서 제기됐다. 한국지엠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공장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약 8700만 원에 달한다. 이는 토요타를 제외한 일본 완성차 메이커 수준을 앞서는 수치다.

이같은 고비용 구조는 비단 한국지엠에 국한되지 않는다. 2016년 기준 현대차와 기아차의 평균 연봉은 각각 9400만 원과 9600만 원에 달한다. 기아차 평균 연봉이 더 많은 이유는 근속연수가 높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현대차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면서 근로자 평균 연령이 기아차보다 낮아졌다.

이밖에 쌍용차 역시 한국지엠 수준인 평균 8400만 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 20년째를 맞은 르노삼성 정도가 짧은 근속연수 탓에 평균 연봉(약 6500만 원)이 낮았다.

르노삼성을 제외하면 국내 자동차업계 평균 연봉은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현지 생산직 근로자 기준 일본 토요타는 약 9100만 원을 받는다. 일본 닛산은 이보다 낮은 8700만 원 수준이다.

고급차 브랜드인 독일 BMW 정도가 평균 99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밖에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여전히 국내 자동차업계보다 낮은 8320만, 8050만 원 씩을 받고 있다.

전미자동차노조(UAW)가 2016년 기준, 국내 근로자와 비슷한 평균 9만500달러(약 9700만 원)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한국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독일 고급차 브랜드에 육박하거나 미국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인 셈이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국내 완성차 메이커는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다. 일부 차종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지만 비중이 크지 않다. 결국 철저하게 손익을 따지는 글로벌 비즈니스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한국의 고임금 구조는 곧 낮은 효율성으로 직결된다. 한국지엠의 문제가 향후 쌍용차와 르노삼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 생산보다 해외 생산거점 확충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기아차 역시 같은 고민을 해온 셈이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2016년 하반기 참고자료를 통해 “조만간 국내 자동차 산업의 고임금 구조가 글로벌 최고 수준에 달할 수 있다”며 “2011~2015년 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보면 임금 인상률에서도 현대차가 5.1%인 반면 일본 토요타는 2.6%, 미국 GM은 0.6%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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