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기업 사정에 들썩이는 글로벌 부동산 업계...인수 최대 난관은?

입력 2018-02-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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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블랙스톤, 안방보험 자산 인수에 입질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중국 정부의 손에 넘어가는 등 대기업들이 중국 당국의 사정권에 들면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고급 매물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에 업계는 해외 인수·합병(M&A)으로 몸집을 불린 중국 대기업 중 다음 타깃에 주목하고 있다.

안방보험에 이어 중국 당국의 표적이 될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하이난항공(HNA)과 다롄완다그룹이다.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들 3개 기업은 2016년 전 세계에서 기업 인수에만 500억 달러(약 53조5000억 원) 이상을 지출했다. 인수 자금의 대부분은 차입으로 이루어졌다. 중국 당국이 자본 유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그 규모는 작년에 75%가량 급감했다.

시진핑 정부는 막대한 부채가 재앙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차입금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M&A 기업에 사정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 그런데 자금 사정으로 따지면 HNA는 안방보험 못지않은 부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에 먼저 손을 댄 건 전체 시장에 경고장을 보낸 것과 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HNA는 20년 전 중국 지역항공사로 출발했으나 미국과 유럽의 주요 기업들을 사들이며 몸집을 불렸다. 2016년 HNA는 힐튼의 지분 25%를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독일 최대 금융사 도이체방크 지분은 8.8%에 이른다. 그러나 HNA의 부채는 1000억 달러가 넘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이다.

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이 이끄는 완다그룹은 로스앤젤레스(LA), 시카고, 이스탄불 등 세계 대도시에서 부동산을 사들였다. 2016년에는 영화 ‘쥬라기월드’ 제작사로 유명한 할리우드의 ‘레전더리 픽처스’를 35억 달러를 인수하고 차이나머니의 힘을 과시했다.

두 기업이 대규모 부채를 상환하려면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자산을 처분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완다그룹이 사들인 지 얼마 안 된 자산들을 팔아치우는 이유다. 완다기업은 매수한 지 15개월 밖에 되지 않은 홍콩의 주요 부동산 2개를 최근 20억 달러에 팔았다.

하지만 앞으로 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인 이들 자산을 사기는 녹록지 않아보인다. 경영권이 중국 정부에 넘어간 이상 정부와의 협상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시장성을 내세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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