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구안 불발' 금호타이어 운명은...채권단, 오늘 처리 방향 결정

입력 2018-02-2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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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와 채권금융기관협의회(채권단)의 대립이 극으로 치달았다. 양쪽 모두에게 손실이 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무기로 서로 양보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채권단이 말한 최후 통첩일은 노조의 강공에 하루씩 밀리고 있다.

28일 금호타이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채권단 실무회의를 열어 향후 대책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채권단은 전날까지 금호타이어 노사의 자구계획에 대한 동의안을 받아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를 체결할 계획이었다.

채권단은 지난달 18일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체결하는 조건으로 1조3000억 원 규모 채권 만기를 1년 연장했다. 약정 체결 시한은 26일로 이미 지났다. 만기 연장 효력은 취소됐고 채권단은 당장 회수 또는 금호타이어의 부도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전날 산은은 이러한 조치를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여신 완화 부분을 유지한 상태에서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그간 채권단은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도 검토한다는 공격을 펼쳤지만 실제 실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국회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GM 역시 6월 지방선거 등 국내 정치적 상황을 빌미로 정부와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데 금호타이어 역시 비슷한 형국”이라며 “선거 전까지는 책임이 크게 요구되는 선택지가 나오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사례에서도 산은 등 채권단은 법정관리의 일종인 사전회생계획안(프리패키지플랜·P플랜)을 국민연금 등 사채권자를 설득하는 무기로 사용했다. 금호타이어는 대우조선해양처럼 수주산업은 아니라는 점에서 P플랜 돌입 가능성이 적지 않지만 GM을 비롯해 해당 지역의 고용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재무적 판단보다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한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회의에서 채권단이 전격적으로 법정관리 돌입을 선언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채권 연장안을 지속하거나 다시 기업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자구안에서 제시한 임금 동결 등에는 대체로 동의했지만 더블스타로의 매각은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향후 매각과 관련해서도 노조와 ‘협의’가 아닌 ‘합의’를 전제조건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노조의 해외매각 철회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대해 “좀 더 협의해 봐야 결론을 알 수 있다”고 답했다. 당장 더블스타 매각 반대 요구를 들어주면 유력한 인수자를 하나 잃는 것 외에 앞으로도 기업 매각에서 노조의 요구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부담이 크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인수를 검토한 SK그룹 역시 매각자 측에 금호타이어 노조와의 마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있는지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더블스타 매각을 채권단이 양보하면 향후 다른 인수자에 대해 여러 가지 사유로 반대를 할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산은 역시 무조건 양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우선 노조가 자구안에 동의하고 매각 문제는 별개로 논의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 “당장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은 양쪽 모두에 쉽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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