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가 국내 신용평가사 3사로부터 모두 등급전망 ‘부정적’ 판정을 받으면서 자금조달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2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26일 롯데카드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발 빠르게 롯데카드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고, 지난달 31일 한국신용평가도 롯데카드의 등급전망을 조정한 바 있다.
롯데카드는 롯데쇼핑이 지분 93.8%를 보유한 롯데그룹의 주력 여신금융사다. 신평사들은 롯데쇼핑 등 계열 내 회사와 적극적인 사업연계, 고객기반 공유 등 운영상 이점과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을 평가해 왔다. 그러나 롯데쇼핑의 등급전망이 하향되면서 신평사들은 그룹의 지원 능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롯데카드의 등급 전망를 하향했다.
또 롯데지주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상황에서 롯데카드의 지분 매각 가능성 등도 등급전망 조정에 영향을 줬다.
신용평가 3사가 일제히 등급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면서 롯데카드는 자금조달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을 떠안을 것으로 보인다.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롯데카드는 올 들어 회사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 것이 마지막이다. 올해는 지난달 2년 6개월 만기 1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증권(CP)만 발행했다. 지난해에는 1월부터 거의 매달 회사채를 발행해 온 것과는 대조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총 차입금은 7조3295억 원으로 회사채 조달 비중이 63.8%를 차지한다.
다만 당장은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평사 관계자는 “90일 이내 만기도래 자산, 부채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 롯데카드의 원화 유동성비율은 453.6% 수준으로 양호한 상태” 라며 “또 조달여건 악화에 앞서 지난해 선발행한 회사채 규모와 기업어음, 유동화차입금 등을 통해 조달원을 다양화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관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