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옐런 전 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자신의 전임자인 벤 버냉키와 좌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에 연준이 물가안정 목표를 현재의 2%에서 올려야 한다는 주장에 부정적 견해를 표명했다.
옐런 전 의장은 “물가 목표 상향에 대한 비용과 혜택을 고려해볼 가치는 있다. 원점에서 생각하면 목표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연준은 정치적 저항과 경제적 불안정에 직면할 것”이라며 “물가 목표를 상향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이 물가 목표를 전환하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어디로 향할지 불확실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옐런은 버냉키와 함께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물가 목표를 2%로 상당히 낮게 가져가야 한다는 견해를 보였다는 것을 회고하면서 “당시 경제는 훨씬 강했으며 선진국들은 일본을 제외하고 위험한 디플레이션을 겪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경제가 좋은 것처럼 보여도 인플레이션이 목표대로 나아갈지 여전히 알 수 없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편 옐런은 지금까지 경제학자로서 자신이 가장 크게 틀렸던 예측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이 1996년 12월 연설에서 시장이 ‘비이성적 과열’ 상태에 있다고 경고했을 때 이 발언이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내가 틀렸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의 발언 직후 주가가 잠깐 떨어졌으나 이는 일시적이었다. 이에 당시는 옐런의 예측이 맞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3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닷컴버블이 붕괴하면서 그린스펀의 경고는 결국 선견지명(先見之明)으로 받아들여졌다. 옐런은 “당시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표현이 너무 약해 아무도 핵심을 파악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며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판단 착오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