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한국지엠 협력사 대출 부실 우려...당국ㆍ은행, 대출 규모 파악 못해

입력 2018-03-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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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확정될 경우 협력사들의 부실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 대출규모가 큰 지방은행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역 GM 공장 종사자만 해도 수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 경기 악화도 우려된다. 그러나 금융권은 정확한 여신규모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GM협력업체 은행들의 대출 규모가 수백억 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당국과 은행들은 GM측이 협력업체 리스트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정확한 금액 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국GM 실사를 앞두고 세무조사와 회계 특별감리를 검토하기로 했고 은행들은 자체 대응에 나섰다.

정부의 의지와 달리 당국은 한국GM 협력업체의 대출 규모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 신용감독국 관계자는 “한국GM이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인 상황에서 금감원이 관여할 수 있는 경로가 없어 대출 규모나 인력 등을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아직 당국 차원에서 은행권에 별도로 지시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협력업체 판단 기준도 제각각이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어디까지 협력업체로 판단할지는 은행마다 기준이 다르다” 며 “보통 본사로부터 나온 확인증이 있거나 매출 비중에서 협력사가 차지 비중이 상위권에 있는 정도에 따라 협력업체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개별 업체별로 신용평가 등급에 따라 건전성을 분류해 충당금을 쌓아두고, 업체에 매출처 다변화를 주문하는 방식으로 사전준비를 해왔다. 지방은행의 경우 전체 여신의 65% 이상을 중소기업에 대출해 줘야 한다. 지역 협력업체 부실화와 이에 따른 지역경기 둔화는 지방은행의 실적과 재무안정성에 간접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전북은행은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협력업체 대출원금 상환을 1년간 유예하는 긴급처방을 내렸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올해 GM사태가 터졌지만 이미 2~3년 전 부터 기미가 보이고 있었다”며 “협력업체들이 매출처를 군산공장에서 부평공장, 창원공장 등으로 자체적으로 분산시켜 왔다”고 밝혔다.

부산·경남 지방은행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군산공장의 경우 가동률이 20% 미만이지만 창원공장은 70%, 부평공장은 100%에 달해 생산량과 고용면에서 규모가 커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이혁준 NICE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GM 군산공장 폐쇄시 전북은행 자산 건전정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공장 폐쇄에 따른 대규모 실업이 가계 채무상환 능력 저하로 이어지고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주택경기 위축이 맞물릴 경우 사업·재무위험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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