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음수 냉난자지(如人飮水 冷暖自知)’라는 말이 있다. 비교적 어려운 몇 글자를 훈독하자면 ‘같을 여(如)’, ‘찰 냉(冷)’, ‘따뜻할 난(暖)’, ‘스스로 자(自)’, ‘알 지(知)’이다. 찬 물인지 더운 물인지는 그 물을 마셔본 사람 스스로가 이미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불교 선종(禪宗)의 제6조(祖)인 혜능(慧能·638~713) 선사의 어록을 모아 그의 제자가 편찬한 책 ‘육조법보단경(六祖法寶壇經)’ 제1권 ‘행유(行由)’에 나오는 말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가해자인 일본이 ‘끝났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강점당한 우리 땅”임을 천명하면서 “지금 일본이 그 사실을 부정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에 대한 반성을 거부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고 하였다. 참으로 명쾌하고 통쾌한 일갈(一喝, 喝:꾸짖을 갈)이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기념사 내용에 대해 일본이 ‘극히 유감’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冷暖自知! 찬 물인지 더운 물인지는 그 물을 마셔본 사람 스스로가 이미 잘 알고 있을 텐데… 참으로 뻔뻔스런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저지른 만행을 스스로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비열하게 덮으려 하는 것이다.
일본의 그 비열함 앞에 우리는 절대 흥분하지 말고 안으로 철저히 연구하고 힘을 길러 일본이 꼼짝 못 할 사실과 논리로 우리가 앞서 세계인을 이해시키고 세계인을 감동하게 하여 세계인을 우리 편으로 삼음으로써 일본을 부끄럽게 해야 한다. 일본 국민들에게도 진실을 알려야 함은 물론이다.
물을 마셨으니 그 물의 차고 더움을 응당 알 터임에도 여전히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하는 사람이 국내에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더 이상 국민을 자존심 상하게 하지 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스스로 국민 앞에 나서서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