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내 30층 이상 초고층 아파트가 지역내 랜드마크와 부촌이라는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잡으며 이같은 현상이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용산 ‘래미안이촌첼리투스’(56층), 성동구 ‘트라마제’(47층), 목동 ‘하이페리온’(69층) 등 단지명만으로도 랜드마크 효과를 과시하는 서울 지역 단지들의 사례를 지방 신규 분양으로 옮기려는 건설사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초고층 아파트의 성공 방정식은 간단하다. 이미 성공을 거둔 단지들처럼 초고층 아파트들은 멀리서도 눈에 띄기 때문에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로 지역 집값을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2015년 8월 입주)’의 경우 부동산114 기준 현재(2월) 3.3㎡당 평균 아파트값이 4919만원으로, 서울 용산구 평균(2828만원)보다 2배 가량 높게 형성돼 초고층 프리미엄을 자랑한다.
이러한 초고층 아파트들은 뛰어난 가격상승력과 더불어 실제 입주민들의 주거선호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아파트는 중심업무지구 또는 상업지구가 몰려 있는 입지에 들어서기 때문에 편리한 교통망과 풍부한 생활 편의시설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게다가 층수가 높아 일조권과 조망권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쾌적한 주거환경도 누릴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방에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희소성까지 더해져 그 프리미엄이 더욱 두드러진다. 초고층 아파트는 시공이 까다롭기 때문에 시공 노하우를 갖춘 대형 건설사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동안 비교적 공사 규모가 소규모로 진행됐던 지방 분양시장은 대형건설사보다 중견건설사의 비중이 높게 나타나 초고층 아파트 분양물량이 적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방에서 분양한 초고층 아파트들이 성공적인 청약률을 기록하면서 대형 건설사의 지방 진출도 더욱 활발해졌다. 지방의 경우 지역의 규모가 작은 만큼 초고층 아파트로 들어설 경우 랜드마크 효과가 더욱 극대화되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리딩 단지로 자리매김하기도 훨씬 수월해서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강원도 춘천시에서 초고층(38층)으로 조성된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2015년 11월 입주)’의 3.3㎡당 평균매매가는 845만원으로 춘천에서 가장 높은 집값을 기록한 것은 물론 춘천시 평균매매가(608만원)를 크게 상회한다.
프리미엄도 높게 나타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9월 경남 진주시에서 초고층(33층)으로 분양한 ‘힐스테이트 초전’ 전용면적 91㎡A(28층)는 1월 3억4870만원에 거래돼 분양가 3억1700만원보다 약 3000만원의 웃돈이 붙었다.
이렇다 보니 청약시장에서도 초고층 단지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4월 당시 세종시에서 초고층(48층)으로 조성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는 196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535명이 몰려 평균 104.77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마감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4월 경남 진주시에서 초고층(38층)으로 조성된 ‘신진주역세권 꿈에그린’은 36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535명이 몰리면서 평균 15.38대 1의 경쟁률로 전 주택형 1순위 당해지역 마감을 기록했다.
한 분양업체 관계자는 “초고층 아파트들이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랜드마크 단지로 성공을 거두면서 그 분양 열기가 지방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지방의 경우 마천루 단지라는 희소가치까지 더해져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방에서 초고층 단지의 인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때문에 올해도 건설사들은 지방에서 초고층 신규단지들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3월, 전라북도 익산시 부송동 1102번지에서 ‘익산 부송 꿈에그린’을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역 내 최고층(38층) 프리미엄과 함께 익산에서는 희소성 높은 대형사 브랜드 단지로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또한 대우건설도 이 달 강원도 춘천시 온의동 575번지에서 ‘춘천 센트럴타워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최고 49층으로 춘천지역 내에서는 최고층 랜드마크 대단지다.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은 5월 부산 동래구 온천동 855번지 일원에서 35층 규모의 ‘동래 래미안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고 같은 달 대우건설은 부산 북구 화명2구역 재개발 단지인 ‘화명2구역 푸르지오(가칭)’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최고 35층인 초고층 아파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