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상화폐, 한국GM 사태에 이어 금호타이어, STX조선, 성동조선 등 민감한 현안을 바로 결정하지 않고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짙게 나타나고 있다. 서둘러 내린 정책 결정이 핵심 지지층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관련기사 3면
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가상화폐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 반발에 표류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경제, 일자리와 직결되는 기업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발표 이후 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자 이낙연 총리는 현지에서 간담회를 열어 민심을 추스렸다. 이어 정부는 군산시를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의 지정을 추진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호타이어와 STX조선, 성동조선 구조조정 문제까지 불거졌다.
하지만 기업구조조정 문제는 일자리를 포함한 지역 경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정부가 한 방향을 잡고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관련업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지방선거 이후로 최대한 결정시기를 늦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가상화폐 정책은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일부 정책은 발표가 연기되고 있다. 정부는 당초 재정 분권 종합대책을 올해 2월까지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연기됐다. 재정 분권 종합대책은 국세·지방세 구조 개선 및 자주 재원 확충, 중앙·지방 간 기능 조정 등을 포함한다. 특히 현행 국세와 지방세 간 8:2 비율을 7:3을 거쳐 장기적으로 6:4까지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지방분권 개헌, 지방선거 등을 앞두고 정부가 발표 시점과 관련해 눈치를 보고 있다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교수는 “지난해 청년 일자리(취업 인턴제) 추경 집행률도 60%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올해 일자리 추경은 누가 봐도 선거용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가상화폐, (한국)GM 등 이해관계자들이 부딪히는 정책에 대해선 소극적인데 명확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