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날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와 같은 ‘6.5% 안팎’으로 동결했다.
시진핑 집권 2기 첫 전인대인 이번 대회에서 중국 지도부는 오는 2020년까지 전면적인 ‘소강사회(小康社會·국민 모두가 적절히 풍요로운 중산층 사회)’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위해 생활 수준 향상과 소득 격차 시정을 추구하는 자세를 명확하게 하려 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지난해 성장률 목표는 6.5% 안팎이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와 가을 개최한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 이전 시행한 경기부양책으로 실제 성장률은 6.9%를 기록했다. 중국 성장률이 전년보다 웃돈 것은 7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러나 기업과 개인의 과도한 부채 의존과 부동산 버블 불안 등 과제도 뚜렷하게 부각됐다.
정부 업무보고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3%로 제어하는 한편 도시 신규 취업자를 1100만 명 이상 늘려 도시 실업률을 5.5% 이내로 통제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정부는 또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수지 적자 비율 목표를 2.6%로, 지난해의 3%에서 낮춰 질적인 성장 추구를 거듭 강조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신중한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무역전쟁을 선포한 것과 관련해 리커창 총리는 이날 정부 업무보고 연설에서 “중국은 확고부동하게 경제 세계화를 추진하고 자유무역을 수호할 것”이라며 “평등한 협상을 통해 무역분쟁을 해소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중국의 합법적 권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강군(强軍)’ 건설 의지도 과시했다. 올해 국방예산은 전년보다 8.1% 증가한 1조1000억 위안(약 188조 원)으로 책정됐다.
전인대는 우리나라의 국회에 해당되는 것으로 지방 대표들이 정부 정책 방침을 나타내는 업무보고와 예산안, 인사방안 등을 심의·승인한다. 그러나 주요 결정은 이미 당정 고위층에서 이뤄져 전인대는 ‘거수기 의회’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인대는 이틀 전 막을 연 국정 자문기관인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함께 ‘양회(兩會)’로 통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