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사이 멀어진 중남미, 차이나머니가 비집고 들어온다

입력 2018-03-05 15:34 수정 2018-03-0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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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서 다운로드 순위 1위 뉴스 앱,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뉴스 독수리’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에 차이나머니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이 중남미와 장벽을 쌓는 틈을 타 중국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대(對)중남미 투자가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중남미 국가와 경제·무역 분야에서 긴장감을 높여가고 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재협상, 멕시코와의 국경장벽 문제, 이민 정책 등 미국과 중남미 간 갈등은 나날이 커진다. 최근 CNN머니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2018년 예산에서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중남미에 대한 지원 예산을 2016년 대비 35% 삭감하는 것을 제안했다. 상원에서 삭감된 예산안이 어느 정도 만회되었음에도 12억 달러(약 1조2980억4000만 원) 규모의 이 예산은 2001년 이래 가장 적은 금액을 기록했다.

중남미 국가 국민이 갖는 반미 감정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깊어졌다.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 대통령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는 중남미 국가 국민은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때와 비교해 급감했다. 오바마 행정부 때 이 비율은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에서 각각 49%, 63%, 56%를 차지했으나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뒤 5%, 14%, 15%를 기록했다.

중국은 미국과 중남미 간 벌어진 틈을 빠르게 비집고 들어갔다.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에 따르면 중국은행과 기관은 작년에 중남미에 234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인터아메리칸다이얼로그의 마가렛 마이어스 중남미 전문가는 “중국은 앞으로 중남미 국가들의 최대 교역국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보스턴대학의 카발 갤라퍼 중남미 전문 교수는 “문자 그대로 트럼프 행정부는 중남미에 성벽을 세우고 있다”며 “반면 중국인들은 중남미에 인프라 투자를 제안하고 있고, 실제로 건설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남미의 워싱턴 사무국에서 근무하는 아담 이삭슨 책임자는 “중국이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면 이번이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민간 부문에서도 차이나머니는 중남미로 쏠리고 있다. 특히 IT 기업들이 중남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애플리케이션 시장 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으로 멕시코에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한 뉴스 관련 어플리케이션(앱)은 중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노시티아스 아길라(뉴스 독수리)’였다. 본사를 중국 심천에 둔 이 업체는 멕시코에서 사용자 20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노시티아스 아길라의 탕 신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내에서 앱 사업은 경쟁이 치열해서 소규모 기업들은 다른 지역에서 기회를 찾는 게 더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사가 인수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남미 지역에서 가장 큰 IT 업체로 성장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 벤처기업들은 중남미 투자를 기회로 여기고 있다. 중국 공유 자전거 업체 오포는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진출을 준비 중이다. 중국 동영상 업체 톈거후둥도 멕시코에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며, 스마트폰 업체 촨인홀딩스는 콜롬비아 진출을 앞두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차량 공유업체 디디추싱은 브라질 최대 공유차 업체 99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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