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가 한쪽에서는 전세난 걱정, 딴 쪽에서는 역전세 걱정으로 엇갈리고 있다. 서울시는 대규모 이주로 인한 전세난 우려로 송파구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의 이주 시기를 뒤로 늦췄다. 이 와중에 송파헬리오시티의 대규모 입주에 따른 역전세 걱정으로 주변 아파트 소유주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입주 예정인 송파헬리오시티가 벌써 전월세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헬리오시티는 지상 최고 35층, 84개 동, 총 951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대단지다. 때문에 입주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단지 주변 전세 시장에 역전세난을 불러일으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 뒤에도 개포와 강동구에 1만2000가구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전세가격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송파헬리오시티 입주자들도 세입자 구하기에 일찍부터 신경쓰는 모양새다. 실제 서울에 12월 입주하는 단지 중 전월세 매물이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 있는 단지는 송파헬리오시티뿐이다. 송파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전세매물을 지금 내놓더라도 10월정도 돼야 실제 거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은 차후 전세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지기 전에 가격에 대한 반응을 미리 살피고 중개사들에게 매물 잘 봐달라고 점수를 따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 전세가격 호가는 8억 원에서 10억 원까지 형성돼 있다. 매매 호가는 14억8000만 원에서 16억 원으로 전세가율은 60% 초반대이다.
반면 서울시는 재건축을 진행 중인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가 단지들의 계획대로 4월 이주할 경우 전세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주시기를 각각 7월, 10월로 연기했다. 서울시는 송파헬리오시티 입주 전까지 전세난이 일어날 수 있어 이주시기 조정에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송파구는 전세가격 하향 조정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일 기준 송파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