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사태에 車업계 긴축재정…현대차도 '복지혜택' 축소

입력 2018-03-0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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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성 복지혜택 축소안 제시…완성차 회사 생산 효율성 개선 착수

군산공장 폐쇄를 앞세워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한국지엠 여파가 자동차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국내 업계 1위인 현대자동차 역시 임금성 복지부분 축소를 결정하고 노조측에 이를 통보했다. 향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자본축적과 효율성 개선 작업이 속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7일 현대차와 이 회사 노조 등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본격화된 경영위기 해결 및 수익성 개선, 생산 효율성 확대 등을 위해 근로자의 임금성 복지부분 축소를 결정했다. 사측이 지난 2일 이와 관련한 '2018년 경영환경 악화 우려에 따른 위기대응 관련 협조요청' 공문을 노조 측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조합은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이 제시한 위기대응 협조안에는 △해외연수 △하계휴양소 △체육대회 경비 △운동용품비 등 임금성 복지부분의 경비 절감이 포함돼 있다.

반면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을 앞두고 연초부터 여론몰이 작업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측이 주장하는 경영위기가 올해 교섭을 앞두고 사전 포석 작업이란 것이다.

노조는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 조합원에게 희생만 강요한다”면서 “회사가 진정한 위기라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는 전년 대비 12% 감소한 4조574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5조 원 아래로 떨어졌고 연간 영업이익률도 4%대로 추락했다. 상대적으로 연중 판매가 가장 많은 2017년 4분기 영업이익은 1조 원에 못 미친 7752억 원에 그쳤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한국지엠 구조조정 여파가 다른 완성차에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지엠은 경영난을 앞세워 군산공장 5월 폐쇄와 희망퇴직 등을 결정했다. 지난 2일 마감한 희망퇴직 접수 결과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약 2500명도 회사를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나아가 한국지엠은 고임금 저효율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임금 인상 동결과 복지 축소를 골자로한 올해 임단협 교섭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사측 교섭안에는 △정기승급 시행 유보 △성과급 지급 불가 △명절 복지포인트 지급 삭제 △학자금 지급 제한 △점심 식사 유상전환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의 임금성 복지혜택 축소는 자연스레 기아차와 현대모비스는 물론 완성차 업계 전반에 확대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완성차 메이커들이 비용절감을 시작으로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순한 1회성 비용이 아닌, 향후 중장기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재무건전성 확보가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다.

어느 곳에 얼마만큼 투자를 단행해야 생존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를 대비해 비용절감과 효율성 확보가 관건으로 떠오른 셈이다.

흥국증권 박상원 연구원은 “이제껏 추진했던 신차 개발 로드맵과 달리, IT기업까지 경쟁사로 떠오르면서 자동차 회사 R&D투자에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다임러와 BMW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도 본격적인 '자본축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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