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요금제’ 리스크에… 고객혜택 늘리는 이통 3社

입력 2018-03-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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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U+·SKT 위약금 면제案 내놓자 KT도 이달 중 요금제 개편 추진키로

정부가 보편요금제(월 2만 원 통화 200분ㆍ데이터 1GB) 도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이통사들이 자구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실이 불가피한 보편요금제 대신 요금제 개편과 위약금 면제 등 고객 혜택을 늘리는 방향으로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이달 중 요금제 개편안과 위약금 면제 등을 통해 소비자 혜택을 늘린다.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요금인하 전략에 따른 조치다. KT 관계자는 “사업부에서 이달 출시를 목표로 6만 원대 요금제 개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약금 면제는 요금할인이 아니고, 고객 혜택 차원이기 때문에 요금제 개편안과 별도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KT는 가입자가 가장 많은 구간인 6만 원대 요금제를 손봐 고객 편의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소비자 혜택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파격적인 요금제 개편을 예고했다.

SK텔레콤은 5일부터 기존 약정 기간이 남았더라도 위약금을 내지 않고 1년 또는 2년 재약정을 통해 요금할인 20%에서 25%로 넘어가는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해 주기로 했다. 이 혜택은 올 초부터 LG유플러스가 시행 중이다. 예컨대 2년 약정으로 월 20% 할인을 받던 6만 원대 요금제 가입자가 12개월 만에 새 약정을 체결하려면 지금까지는 약 15만 원을 위약금으로 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존 스마트폰을 그대로 쓰는 조건으로 1년 또는 2년간 재약정하는 경우 위약금을 유예해 준다.

여기에 무약정 가입자들에게 할인 포인트(월 3000~9000포인트)를 제공하는 무약정 플랜도 선보였다. 이 제도는 약정 없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요금을 할인받거나 단말 구입 시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조만간,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해외 로밍 서비스, 멤버십 등 고객 데이터에 기반을 둔 요금제 개편을 시행한다. 로밍 서비스의 경우 종량제 인하를 비롯해 음성통화 시 분당 과금에서 초당 과금으로 전환하고 첫 통화 시 할인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 들어 이통사 간 요금할인 경쟁은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불씨를 지폈다. 지난달 22일 LG유플러스는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한 달에 8만8000원을 내면 데이터 용량과 속도 제한 없이 스마트폰 데이터를 쓸 수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이나 KT는 월 제공량이 20GB다. 속도 역시 기본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3G보다 느린 최대 3Mbps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통 3사가 보편요금제 도입을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손해가 덜한 자구책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들은 위약금 면제는 당연하며, 요금제 개편도 고가 요금제에만 해당하는 만큼 보편요금제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팀장은 “통신사들이 보편요금제 도입과 기본료 폐지 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고가요금제 개편과 위약금 면제 같은 한정적인 혜택으로 눈속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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