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차 메이커의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차의 시장 점유율이 20%에 육박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내수시장 점유율 18%를 넘어섰다. 1~2월 합산 기준 사상 최대치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와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새로 등록한 수입차는 모두 1만9928대로 1월(2만1075대)보다 5.4% 줄었다. 다만 지난해 같은 달(1만6212대)과 비교하면 무려 22.9%나 늘었다.
이같은 추이는 국산차 시장 전체를 따졌을 때 점유율 18.05%에 해당한다. 지난 1월 수입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18.25%에 달했다. 이어 2월에도 점유율 18%를 넘어서며 2개월 연속 높은 점유율을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가 전체 완성차 시장에서 점유율 18.0%를 넘어선 것은 2015년 1월 18.12%(1만9930대) 이후 올들어 1~2월이 처음이다.
국산차 메이커의 내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차 점유율은 꾸준히 상승세다. 특히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아우디와 폭스바겐 판매가 중단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시장 확대 가능성은 더욱 높다.
1987년 한 해 10대(점유율 0.004%)가 팔렸던 수입차는 2002년에서야 1.3%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후 수입선 다변화가 시작되고 일본차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2007년 5.13%를 거쳐 2012년 10.1%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반열에 올랐다.
2015년 점유율 15%를 넘어선 수입차는 2016년과 2017년 각각 14.36%와 15.23% 점유율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디젤 게이트에 휩싸인 아우디와 폭스바겐 판매가 전면 중단된 가운데 거둔 실적이다.
올들어 1월과 2월 점유율은 각각 18.25%와 18.05%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수입차 점유율이 2개월 연속 18%를 넘어선 것은 1987년 시장 개방 이후 처음이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6192대를 팔아 2개월 연속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근소한 차이를 두고 BMW(6118대)가 뒤를 이었다. 특히 두 브랜드는 내수시장에서 한국GM(5804대)과 르노삼성(5353대) 등 국산차 메이커를 각각 따돌리며 시장 점유율 4위와 5위에 올랐다. 쌍용차(7070대)와의 격차도 약 1000대에 불과하다.
이어 토요타(1235대)·렉서스(1020대)·랜드로버(725대)·포드(745대)·미니(640대)·볼보(456대)·재규어(456대)·푸조(404대) 등의 순으로 많이 팔렸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산차의 내수침체 탓에 상대적으로 수입차의 점유율이 상승한 것”이라며 “점유율 상승만큼 실질적인 판매 확대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서 인기를 얻어온 주요 모델(현대차 신형 싼타페, 기아차 K3 등)이 2분기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서는 탓에 연초 판매가 저조했다”면서도 “한국지엠의 침체 탓에 당분간 수입차 점유율 고공 행진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