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방에 거주하는 거래자들이 서울 아파트를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온나라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월 매입자거주지별 아파트매매거래 통계 항목에서 ‘서울 관할시도외(기타)’에 거주하는 매입자의 서울 아파트 거래는 212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922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서울 내 25개구 전체에서 서울 비거주자들의 아파트 거래가 증가했다. 강북에서는 용산구 거래가 같은 기간 14건에서 75건으로 늘었고, 중구는 16건에서 45건으로, 노원구는 103건에서 139건으로 각각 늘었다.
‘강남 4구’ 아파트의 지방 거주자 매입은 상대적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1월 기준 서초구에서 성사된 매입자 거주지가 관할시도외(기타)인 아파트매매는 103건으로 작년 동월(32건)보다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49건에서 165건으로 역시 세 배 이상 늘었다. 송파구와 강동구도 순서대로 61건에서 234건으로, 58건에서 144건으로 증가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서울 물건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깐 투자 목적으로 사들였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 거주자들이 서울 시장에 관심을 보인 것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위축, 서울 아파트 투자 수요 증가 등이 맞물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비수도권의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보다 3.6포인트 오른 107.7을 기록해 6개월 만에 겨우 반등했다. 서울은 전월보다 16.5포인트 상승한 150.0을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0~200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며, 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상승이나 거래증가 응답이 많음을 의미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지방 주택 시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큰 상태고 일부에서는 공급 과잉이나 지역 경제가 위축돼 있다”며 “이에 시세 차익을 정리하고 원정투자를 할 수 있는 요인이 생겨 가격 상승이 비교적 가파른 서울에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또한 작년 초에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탄핵 이슈 등으로 거래가 부진했기 때문에 기저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