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만에 소폭 상승했다. 역외환율 하락과 주식시장 랠리 등 우호적인 외적 변수가 많았음에도 내부적 수급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장막판 3원 가까이 급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매도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에 대한 역송금 수요가 전장에 이어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오늘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결정회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부과 결정, 미 고용지표 등 이벤트가 예정돼 있어 107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봤다. 다만 대북 특사가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데다 북·미간 대화채널과 평화모드가 조성될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는 하락쪽에 무게를 뒀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67.0/1067.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4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31.26포인트(1.30%) 급등한 2433.08을, 코스닥은 12.91포인트(1.54%) 급상승한 853.94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741억9800만원어치를 매도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300억12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괜찮아 1060원대 중반까지 갈 수 있었던 분위기였는데 장막판 10분을 남겨두고 3원 가까이 올랐다. 전날 나온 셀트리온 관련 역송금 추정 물량이 계속된 듯 하고, 확신할 순 없지만 종가관리 관련 매수주문도 있었을 수 있다”며 “외부적 요인이나 심리적 요인으로 어제오늘 하락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장중 수급에 의해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북미간 대화채널이 열리고 평화모드가 조성된다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주가가 상승하고 위험선호심리가 강화되면서 하락세를 보이다 장 후반 반등했다. 위안화가 올라 장 막판 숏커버가 나온 듯 싶다”며 “오늘밤 ECB회의가 예정돼 있고 트럼프 대통령 관세 부과에 일부 국가가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포함될지 지켜봐야한다. 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도 있어 원·달러는 1070원 중심에서 등락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01엔(0.01%) 오른 105.97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0.04%) 내린 1.2405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