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동맹국들은 예외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한국의 면제 대상국 포함에 대해서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먼저 캐나다, 멕시코 이외 호주가 관세 예외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관세 명령에 서명하기 전 가진 각료회의에서 호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군사동맹국 면제 고려에 있어서 커다란 유연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호주는 위대한 국가이며 오랫동안 미국의 파트너였다. 최종적으로 면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트럼프의 온건한 기조는 세계 각국의 로비와 동맹국들의 보복 위협, 미국 기업들의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집권 공화당 의원들과 트럼프 정부 일부 관리들도 관세에 반대해왔다.
다만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의 원활한 재협상을 전제조건으로 내건 캐나다, 멕시코 이외 다른 국가가 관세를 면제받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가운데 다른 나라도 포함하면 사실상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 성취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미국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했으며 멕시코는 4위 수출국이었다. 이 두 나라는 미국 철강 수입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알루미늄 대미 수출에서도 캐나다는 1위, 멕시코는 11위에 각각 올랐으며 합쳐서 전체 미국 수입량의 43%를 차지했다.
결국 새로운 관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려면 좁은 문을 통과해야 한다. FT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등 일부 동맹국이 관세에서 배제될 수 있지만 한국 등은 그렇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제품을 많이 소비하는 EU의 보복 조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여전히 아시아·태평양에서 대중국 견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WSJ는 한국이 트럼프 정부에 특히 골치 아픈 문제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와 무역 방면 관료들은 한국을 중국산 저가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 우회통로 중 하나로 보고 있다. 반면 안보 부문 관리들은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동맹국인 한국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요청에 5월 안에 회담을 갖자고 답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한국이 북핵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트럼프가 관세로 힘들게 해서는 안 된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오히려 한국의 관세 부담이 커질 위험도 있다. 트럼프 정부 내 한 관리는 WSJ에 “캐나다와 멕시코가 제외되면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 보호를 위해 다른 국가들에 대해 관세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부 사항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상무부가 지난달 제안한 수입 제한 옵션 중 특정 국가 철강제품에 53% 관세를 부과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한국은 중국 브라질 이집트 등과 함께 이에 해당되는 12개국에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