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한 가운데 그의 부인 목혜정 씨와 아들 민성원 씨의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민병두 의원의 아내 목혜정 씨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편은 수줍음도 많고 강직한 삶의 기준을 갖고 있었고, 조금만 잘못해도 성당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사람"이라며 "남편을 위로하고 보듬기로 했다"고 밝혔다.
목혜정 씨는 민병두 의원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낙선의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리 부부는 대학 강의를 하며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살았다. 의원들끼리 히말라야 트래킹 갔다 안면만 튼 50대 여성이 인터넷 뉴스 사업을 해보자며 불러내더라"라며 회상했다.
이어 "워낙 돈 없이 살았던 시기였고 정당한 사업을 해볼 수 있는게 있으면 관심가졌을 것이고 지인들과 함께 모임자리를 만들었고 만취 끝에 노래방을 갔나보다. 이 지 점은 낙선의원이라도 공인으로서 주의해야할 것이었음을 인정한다"며 "그 여성 분이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다면 물론 잘못이고 사과해야할 거다. 권력형 성추행 성폭력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는 궁색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남편은 수줍음도 많고 강직한 삶의 기준을 갖고 있었고 조금만 잘못해도 성당에서 고백성사를 보는 사람이었다. 일 때문에 여성과 일대일로 식사하거나 어디 갔다 올 일이 있으면 집에 와 찝찝하다며 제게 이야기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목혜정 씨는 "이 일이 완전 잘못 없다 말할 수는 없지만 남편의 성격과 강직성을 알고 있기에 한 번 실수로 부부간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뉴스타파 기사가 난 직후 남편이 전화를 걸어 의원직까지 내놓겠다고 동의해줄 수 있냐고 묻더라. 1초도 망설이지 않고 그래야 한다고 답했다"고 강조했다. 민병두 의원의 강직성을 알기에 '의원직 사퇴'를 받아들였다는 것.
목혜정 씨는 최근 불거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권력을 이용한 성추행, 성희롱 근절돼야 한다. 쉽게 술자리나 노래방 등에서 여성이 성희롱되는 일 없어야 한다. 제 자신이 페미니스트고 미투운동도 꾸준히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편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시비비는 나중에 가려도 될 것 같고 남편의 의원직 사퇴가 엄격함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정치하는 남편을 두고 공인으로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었다. 자유인으로 살아갈 수 있어 좋다"고 심정을 나타냈다.
같은 날 민병두 의원의 아들이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의 글도 화제다. 그는 민병두 의원에 대해 "도덕적 결벽증이 있는 분"이라며 "이런 기사 하나로 어떤 파장이 있는지, 무죄로 입증된다 하더라도 평생 지울 수 없는 흉터가 남겨지는데, 한 인간의 노력을 이렇게 하시냐"고 비판했다.
그는 "의원직을 사퇴한 것에 대해 죄에 대한 입증이니 이런 글들이 보이는데, 아버지는 한평생 너무 답답할 정도 희생하며 살아온 분이다. 의원직 사퇴는 모든 권위에서 나오는 보호를 버리고 전실 공방에 임하겠다는 의지"라고 주장했다.
앞서 뉴스타파는 민병두 의원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민병두 전 의원과 함께 중소기업을 운영한 A씨는 뉴스타파에 "2007년 1월 히말라야 트래킹 여행 후 서너 차례 만나 친교 관계를 유지했다"며 "2008년 5월 민병두 의원과 술을 마신 후 노래방을 갔고 블루스를 추던 중 키스를 당했다. 어떻게 할 줄 모르고 가만히 있었는데 바지 지퍼가 열려있더라"라고 밝혔다.
의혹이 불거지자 민병두 의원은 뉴스타파 보도 1시간 30여 분 만에 A씨에게 사과하며 의원직 사표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