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총회가 특정일에 쏠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자율분산 프로그램’을 도입했지만 상장사의 참여 비율은 약 3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의 참여를 인정받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현재 627곳으로 전체 12월 결산법인 1950곳 중 32.2%에 그쳤다. 미리 참여 의지를 밝힌 기업은 총 758곳이지만 주주총회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3월 23일, 29일, 30일에 주주총회가 예정된 기업은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정부는 상장사의 주총이 일시에 몰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상장회사협의회와 코스닥협회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참여 기업에게는 불성실공시 벌점을 감경하고 공시 우수법인 평가 기준에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한국예탁결제원도 실제 주주총회를 분산한 상장사에 올해 전자투표와 전자위임장 수수료를 30% 감면 적용하기로 했다.
참여율이 절반에도 못 미친 데에는 이 프로그램이 기업들에 충분한 준비 시간을 주지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참여하지 않은 기업들은 내외 종속회사의 연결 결산과 외부감사 또는 이사진 일정을 바꾸거나 주총 장소를 새로 예약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미리 잡아놓은 주총 일정을 바꾸지 못했다고 사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올해 주주총회 시즌에도 어김없이 ‘슈퍼 주총 데이’가 생겨났다. 가장 많은 기업이 몰려 있는 이달 23일의 경우 536곳이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또 이달 22일, 26일, 27일은 각각 하루에 100곳 이상, 28일과 30일은 각각 200곳 이상의 주총이 잡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