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의 두 얼굴…"투자할테니 정부가 지원", 노조에는 "협조해야 신차 배정"

입력 2018-03-1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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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이 우리 정부에 "투자계획서 제출"을 전제로 지원을 요청한 반면, 노조측에는 "협조가 없으면 신차 배정이 없다"는 이중적 행태를 보여 비판이 일고 있다.

11일 한국지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GM은 우리 정부의 지원과 노조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 정부에는 신차배정을 전제로 혜택과 지원을 요청한 반면, 노조에게는 "인건비 절감을 수용하지 않으면 신차배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향후 사태 해결의 공을 우리 정부와 노조에 떠넘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만일

한국 사업에서 철수해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기 위한 전략도 담겨있다.

◇GM "외투지역 지정 위해 투자계획서 준비" = 한국지엠은 내주 인천시에 자리한 부평공장과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창원공장에 대한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각 지자체를 통해 신청서를 받으면 외국인투자위원회 심의를 진행한다. 이어 그 결과를 바탕으로 시ㆍ도지사가 해당 장소를 외투지역으로 지정한다.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관련 기업은 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업(외국인투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 동안 법인세 등이 100% 감면되고 이후 2년에도 50% 감면된다.

그러나 현행법상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제조업 3000만 달러, 연구개발(R&D) 200만 달러 이상 투자, 시설 신설 요건 등을 충족해야한다.

GM은 이를 위해 투자계획을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7일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산업통상자원부 실무진과 만나 "조만간 공식적 대(對) 한국 투자계획을 제출하겠다"며 외투지역 신청 의사를 밝힌 바 있다.

GM의 외투지역 요청과 투자 계획 등 전후 사정을 고려하면 GM은 신차를 배정할 전망이다. 신차 생산을 배제하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만큼 투자계획에 신차 배정이 포함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노조에는 "임단협 협조없이 투자 불투명" = 반면 노조를 향해서는 불투명한 신차 배정을 앞세워 압박에 나섰다.

GM과 한국지엠은 노조측에 "인건비 절감 등을 통해 한국지엠 공장의 효율성과 채산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신차배정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며 발언의 강도를 높여왔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 9일 "제품(신차) 배정이 위험한 상황이며, 본사 GM이 계속 기다려 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단협 4차 교섭(6일)에서도 같은 뜻을 내비치며 노조의 임단협 양보를 촉구했다.

결국 정부에는 투자계획(신차 생산배정)을 앞세워 지원과 외투지역 지정 등을 요청한 반면, 노조측에는 신차배정이 불확실하다며 양보를 요구한 셈이다.

GM의 투자계획도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GM은 2013년 2월 "한국지엠에 향후 5년 동안 8조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차세대 경차와 소형, 준중형, 순수 전기차 등 6종의 신제품을 생산하겠다"고 청사진을 내놨지만 결국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팀 리 GM해외사업부문(GMIO) 사장은 한국지엠 부평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GM에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를 투자한다"며 "한국GM은 출범 이후 지금까지 글로벌 GM의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고, 미래에도 그 역할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후 5년 동안 투자는커녕 높은 이율을 앞세워 차입금 이자를 회수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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