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소환] 역대 대통령 5번째 '피의자' 신분 출석..."이번이 마지막이길"

입력 2018-03-14 09:45 수정 2018-03-1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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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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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77) 전 대통령이 14일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는 전두환·노태우·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는 다섯번 째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검찰 청사 1001호실에서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오전 9시23분께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A4용지를 보며 1분 14초간 준비해 온 글을 읽어내려갔다. 그는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무엇보다 민생 경제가 어렵고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매우 엄중한 때 저와 관련된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매우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저를 믿고 지지해준 많은 분들과 이와 관련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도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국민과 지지자, 이번 검찰 수사에 연루된 자신의 측근 등에게 미안함을 전한 것이다.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물론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습니다만 말을 아껴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면서 "다만 바라는 것은 역사에서 이번 일로 마지막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월 17일 삼성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를 "보수궤멸을 겨냥한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통령은 "100억 원대 뇌물 혐의를 부인하냐" "다스는 누구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 조사는 서울중앙지검 송경호(48·29기) 특수2부장검사와 신봉수(48·29기) 첨단범죄수사1부장검사, 이복현(46·32기) 특수2부 부부장검사 등 3명이 맡았다. 이들은 이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이라고 불렀다. 송 부장검사는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최근 드러난 민간 영역 금품 수수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 개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신 부장검사는 자동차부품업체 다스 실소유주와 삼성 소송 비용 대납 의혹 등을 캐묻는다.

이 전 대통령 측에서는 판사 출신 강훈(64·14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박명환(48·32기)·피영현(48·33기)·김병철(43·39기) 변호사가 나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스는 자신과 무관하고, 삼성이 다스 미국 소송 비용을 대납한 혐의 역시 '처음 듣는 일'이라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조사는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혐의가 방대한 데다가 전직 대통령을 여러 차례 부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가급적 1회 조사로 마치는 방식이 바람직해 불가피하게 조사가 길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안의 중대성과 공범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구속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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