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중국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할 것을 백악관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한 중국 제품의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세 총액은 300억~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식재산권 침해가 발생한 IT 및 통신 기기가 주요 관세 대상이지만 가구와 의류 등 100여 가지 품목이 포함될 가능성도 크다. 미국은 중국에 진출하는 자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요구하는 중국의 투자 관행도 문제 삼고 있다.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 제한과 중국 관계자의 비자 발급 중단 등 다른 제재도 검토 중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 관세 부과를 결정해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강경한 수입 규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지난해 대중 무역 적자는 약 37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으며 8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무역 적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미국이 추가 관세로 검토하는 600억 달러는 대중 무역 적자의 16%수준이다.
트럼프 정권은 미국 내 일자리 유지를 목적으로 관세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나 다양한 중국 제품에 엄청난 관세를 부과하면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를 하락시킬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미국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저촉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무역법 301조는 무역 상대국의 불공정한 행위로 피해가 갈 때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규제를 가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안이다. 중국의 반발도 불가피하다. 중국이 보복 조치에 나선다면 양국의 무역 마찰은 세계 경제의 큰 불안 요소로 떠오르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여러 차례 중국의 불공정 거래 행위를 비판해왔다. 지식재산권은 양국의 긴장을 유발하는 문제 중 하나다. USTR는 지난해 8월부터 기술 이전 및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중국의 관행이 미국을 차별하고 사업을 제한하는지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벌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 트위터에 “지식재산권 침해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8일 서명한 철강·알루미늄 관세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12일에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자국 반도체 기업 퀄컴을 싱가포르 브로드컴이 인수하는 것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스테이시 래스건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수 금지명령은 브로드컴의 인수가 퀄컴과 미국의 지위를 약화하며 중국 기업인 화웨이가 시장을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