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집사(執事) ②

입력 2018-03-15 06:24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전통적 의미의 ‘집사(執事’)라는 말은 제사를 지낼 때에도 많이 사용한다. 헌관(獻官 獻:드릴 헌, 官:벼슬 관)이 신주(神主)께 잔을 올리는 일을 도와주는 사람을 집사라고 한다.

이 집사제도는 고려시대에 시작됐다. 조선 왕실에서도 국왕의 신주를 종묘(宗廟)에 봉안할 때나 국왕이 사직(社稷)이나 종묘, 환구(丘)에 나가 직접 제사를 올릴 때, 왕의 즉위나 왕후, 왕세자를 책봉(冊封)할 때 등에 특별히 집사를 임명하여 각종 제사와 의식을 행하였다.

그러던 것이 조선 후기에 이르러서는 민간의 제사에도 집사라는 개념이 흘러들어 제사를 지내는 주인인 ‘제주(祭主)’, 즉 헌관이 제사를 받는 신주께 술잔을 올릴 때 제사상으로부터 잔을 내려오는 일이나 제주가 술잔을 받들면 그 술잔에 술을 따라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집사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집사들을 통솔하여 제사를 주관하는 사람을 ‘도집사(都執事 都:우두머리 도)’라고 부르거나 혹은 ‘제사를 지내는 예를 주관하는 우두머리’라는 뜻에서 ‘도집례(都執禮 禮:예절 예)’라고 불렀다. 도집례는 제사의 순서를 적은 ‘홀기(笏記)’를 들고서 제사의 매 순서를 낭랑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듯이 읊는데 이것을 흔히 ‘창홀(唱笏)’이라고 하였다. 집사들은 도집사가 창홀하는 대로 순서에 맞춰 제사를 진행한다.

예를 들자면, 제사를 시작할 때 신주를 맞이하는 부분에서 도집사가 “헌관 이하 제집사 제자손 서립 재배(獻官以下 諸執事 諸子孫 序立 再拜, 獻:드릴 헌, 序:차례 서, 再:두 번 재, 拜:절 배)”라고 창홀을 하는데 이는 “祭主인 헌관을 비롯하여 여러 집사들과 여러 자손들은 모두 차례를 지켜 줄지어 서서 두 번 절을 하시오”라는 뜻이다.

제사도 하나의 의식이니만큼 ‘원전(原典)’ 홀기를 원어로 낭랑하게 창홀할 때 분위기가 훨씬 장중(莊重)하다. 이제는 거의 다 소멸되어 가는 전통이라서 아쉽기 그지없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투데이, 2026년 새해맞이 ‘다음채널·지면 구독’ 특별 이벤트
  • 사우디 달군 한ㆍ중 방산 경쟁…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 T-글라스 공급난 장기화…삼성·LG 등 ABF 기판 업계 ‘긴장’
  • 일본 대미투자 1호, AI 전력·에너지 공급망·핵심소재 초점
  • 뉴욕증시, AI 경계감 속 저가 매수세에 강보합 마감…나스닥 0.14%↑
  • ‘오천피 효과’ 확산…시총 1조 클럽 한 달 새 42곳 늘었다
  • 지방 집값 14주 연속 상승⋯수도권 규제에 수요 이동 뚜렷
  • 퇴직연금 의무화⋯관건은 사각지대 해소
  • 오늘의 상승종목

  • 02.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470,000
    • -0.16%
    • 이더리움
    • 2,924,000
    • +0.48%
    • 비트코인 캐시
    • 837,000
    • +0.54%
    • 리플
    • 2,158
    • -0.51%
    • 솔라나
    • 121,800
    • -1.69%
    • 에이다
    • 415
    • +0%
    • 트론
    • 415
    • -0.24%
    • 스텔라루멘
    • 244
    • -0.41%
    • 비트코인에스브이
    • 24,390
    • -2.05%
    • 체인링크
    • 12,930
    • +0%
    • 샌드박스
    • 127
    • +0.7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