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계의 거장’ 스티븐 호킹 박사 별세…그가 남긴 업적과 통찰은

입력 2018-03-1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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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게릭병 진단 이후 55년 간 생존…‘시간의 역사’ 등 베스트셀러로 유명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14일(현지시간) 타계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영국의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14일(현지시간) 타계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14일(현지시간) 영국 케임브리지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6세.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호킹의 유족은 이날 오전 호킹 박사가 별세했다고 확인했다. 그의 자녀인 루시와 로버트, 팀 호킹은 성명에서 “사랑하는 아버지가 이날 돌아가신 데 큰 슬픔을 느낀다”며 “그는 훌륭한 과학자였고, 그의 용기와 인내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특별한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그를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킹은 이탈리아 물리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사망한 지 정확지 300년 뒤인 1942년 1월 8일 영국 옥스퍼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인 프랭크는 열대 약학 의자였고, 어머니인 이소벨은 세무관이었다. 그는 두 명의 여자 형제와 한 명의 남자 형제를 두고 있다. 그는 21세에 전신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이른바 ‘루게릭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진단 당시 몇 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의사에게 들었으나 55년간 투병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 루게릭병을 앓은 환자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ALS 환자는 일반적으로 진단 후 5년 이내에 사망한다고 WSJ는 덧붙였다. 1985년에는 기관지 절개 수술을 받아 목소리를 잃게 됐으며 이후 컴퓨터를 통해 의사소통했다. 기계 음성은 호킹 박사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루게릭병에 걸린 이후에도 연구를 계속하고 시간과 공간의 본질에 관해 영향력 있는 논문과 저서를 발표했다. 특히 우주론과 양자중력 연구에 큰 기여를 했다. 블랙홀 열복사 방출을 밝혀내고 시간의 시작 등과 같은 개념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특이성을 정리한 것은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 호킹의 친구이자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킵 손은 2015년 “호킹은 물리학 분야에서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고 강조했다. 이론 물리학자이자 작가인 카를로 로벨리는 “호킹은 일반 상대성 이론이 예측한 블랙홀과 빅뱅의 존재를 매우 확실히 증명했다”며 “이전에는 존재 자체에 대해서 강한 추정이 있었지만 수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었다. 오늘날 호킹의 정리는 일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지식의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킹 박사는 1965년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에 진학했고, 1979년부터 2009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수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1988년 발간한 과학서 ‘시간의 역사’는 40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에 1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동시에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발표하는 베스트셀러 목록에 237주간 머물면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그가 은퇴한 2009년에 ‘자유의 메달’을 수여하면서 “호킹 박사는 휠체어에 앉아 가장 멀고 기이한 우주로 여행했다”며 “그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인간 영혼의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호킹 박사는 최근에는 외계인과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강력히 경고해 대중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2010년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그들과 접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했을 때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AI에 대해서는 지난해 “인류 문명사에 최악의 사건이 될 수 있다”며 “인류가 AI를 통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호킹은 신과 사후세계, 죽음에 대해서도 흥미진진한 의견을 남겼다. 그는 지난 2011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 49년간 일찍 사망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살아왔다”며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서둘러 죽으려 하지도 않는다. 나는 그 전에 해야 할 많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사후세계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두뇌는 부품이 고장나면 멈추는 컴퓨터와 같다”며 “망가진 컴퓨터에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없다. 사후세계는 어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요정 이야기와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자신을 무신론자로 여겼다. 스페인 일간지 엘문도와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과학을 이해하기 전까지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과학이 더욱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킹은 무신론자였지만 우주와 삶이 근본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믿었다. 호킹은 “발 아래를 내려다보는 대신 별들을 봐라. 자신이 보는 것을 이해하고 무엇이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지 알려고 해라”라며 “항상 호기심을 가져야 한다. 삶이 아무리 힘들지라도 항상 당신이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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