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국내 2위 보안회사인 ADT캡스 인수에 나선다.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보안 시장 2위와 3위(KT텔레캅),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45%를 통신사가 차지하는 셈이다. 보안사업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통신사가 보유한 네트워크 기술과 기존 보안회사의 물리적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15일 통신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그룹은 ADT캡스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SK텔레콤을 선정했다. SK텔레콤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ADT캡스 지분 100%를 인수할 방침이다. 인수 금액은 약 3조 원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과 맥쿼리가 각각 5000억 원씩 1조 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2조 원은 인수금융(기업 인수 목적의 대출)으로 충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ADT캡스는 시장점유율 1위(50%)인 에스원에 이어 점유율이 30%이며 지난해 매출은 7000억 원 규모다. SK텔레콤은 앞서 2014년 중소 보안업체인 네오에스네트웍스(NSOK)를 사들였지만 점유율이 미미해 통신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ADT캡스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 통신기술과 보안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텔링크와 NSOK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시큐리티 4.0을 추진 중이다. 시큐리티 4.0은 물리보안에 IoT, 클라우드 AI 등 새로운 ICT기술을 접목해 인력 중심 경비에서 AI보안으로 관련 사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시큐리티 4.0이 실현되면 가격 파괴적 모델, 사전 예방, 맞춤 서비스 설계가 가능해진다. ADT캡스 인수로 시큐리티 4.0 사업의 규모를 키워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안 시장은 연평균 7% 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1~2인 가구 증가로 앞으로 보안 수요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분야로 꼽히면서 네트워크와 신기술을 보유 중인 통신사들에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고 있다.
경쟁사인 KT도 KT텔레캅을 통해 보안 사업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해 11월 물리 보안 핵심 기기인 하드웨어 주장치를 소프트웨어로 바꾸는 ‘플랫폼 기반 보안 서비스’를 내놨다.
기존 보안시스템은 모든 센서를 관리하고 수행하는 메인 컨트롤러인 하드웨어 주장치가 필수다. KT텔레캅은 고객 시설에 설치되던 하드웨어 주장치를 없애는 대신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 연결한다. 고객 시설엔 무선으로 보안 센서만 설치해 물리 보안 시장표준을 깨고 신기술로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