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 노조가 사측이 내놓은 임금동결 및 성과급 미지급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 반대급부로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주장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5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장에서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노조의 이같은 교섭안은 전국금속노조가 올해 임금 인상 요구안으로 결정한 기본급 대비 5.3%(11만6276원) 인상안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애초 우려와 달리 노조가 한 걸음 물러났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군산공장 폐쇄와 대규모 희망퇴직 등 한국지엠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만큼 일부분 고통분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임한택 한국지엠 노조지부장은 "노조는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결단으로 올해 임금 인상과 지난해분 성과급 지급 요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최근 5년 연속 연간 약 1000만 원씩 성과급을 지급해왔다. 이런 성과급을 줄이면 연간 약 1400억 원(1000만 원×희망퇴직 후 남은 1만3600명) 정도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임금동결로 인한 절감효과를 포함하면 절감 규모가 2000억 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사측이 내놓은 교섭안에는 올해 임금 인상을 동결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정기승급 시행을 유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임금 인상은 회사 수익성 회복에 따라 결정하되 전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분 내에서 정하도록 했다.
이밖에 2018년 성과급은 올해 안에 지급할 수 없고, 성과급 지급 기준을 까다롭게 바꿈과 동시에 승진을 유보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임긍동결과 성과급 미지급에 동의한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요구했다. 이어 △장기발전전망 제시를 통한 조합원 고용 생존권 보호 △산업은행과의 경영실태 조사 공개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이행 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장기발전전망에 대해서는 신차 투입 로드맵 제시,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국내 개발·생산, 노사 합동 경영 실사 확약, 임원 축소 및 조직 개편 등 21가지 요구 조건을 내놨다.
노조 집행부는 이날 마련된 교섭안을 사측에 바로 전달하고 차기 교섭 시기를 조율할 방침이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7일까지 4차례 임단협 교섭에 나섰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거나 노조 측 교섭안이 마련되지 않아 제대로 된 교섭이 이뤄지지 않았다.
노조 교육선전실 관계자는 "큰 걸음으로 양보해 사측이 제시한 주요안을 받아들였고, 이로 인한 인건비 절감 효과가 20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며 "회사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뚜렷한 만큼 GM 역시 군산공장 폐쇄를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