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아온 앤드류 매케이브 미 연방수사국(FBI) 부국장이 정년을 이틀 남겨놓고 해임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은 매케이브 부국장을 전격 해임한다고 발표했다. 매케이브의 퇴임 예정 시점을 26시간 앞두고 해임 조처를 한 것이다. 법무부는 매케이브 부국장이 근무하는 동안 감사관에 정직하지 않은 태도를 보였고, 여러 차례 언론에 정보를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매케이브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공연하게 사이가 좋지 않았다. 작년 5월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을 두둔하는 한편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간 유착 관계를 수사하기도 했다. 매케이브는 지난 1월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연금 수혜를 위해 50세 정년이 되는 3월 말 FBI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즉 그의 퇴임 예정일은 50세 생일이었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예정된 퇴임 26시간을 앞두고 해임되면서 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맥케이브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내 신뢰와 명성을 훼손시키려는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내가 한 역할, 내가 했던 행동, 그리고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해고했을 때 내가 목격한 사건 때문에 해고를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케이브는 자신이 코미 전 국장 대행을 하던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를 기록해 뒀다고 엄포를 놓았다. 일명 ‘매케이브 메모’는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손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작년 5월 폴리티코와의 통화에서 맥케이브 부국장은 대통령과의 대화를 증언했다. 그는 “코미 국장이 해고를 당한 날 다음과 그다음 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과는 나와 대화를 하면서 내 아내를 언급했다”고 말했다. 매케이브의 아내 질 매케이브는 2015년 민주당 후보로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의 최측근인 당시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 측과 민주당 조직으로부터 50만 달러(약 5억3425만 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이 문제는 현재 수사 중이며 트럼프는 이를 ‘클린턴-매케이브’간 유착이라며 꾸준히 문제 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전 부국장의 해임 소식 이후 “FBI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위한 위대한 날”이라고 환영 트윗을 올렸다. 이후 매케이브가 메모를 가지고 있다고 밝히자 트럼프는 “매케이브가 부당하게 해고당했다는 것 자체가 ‘가짜뉴스’”라고 주장했다. 또 “그의 아내는 매컬리프 전 주지사에게 얼마나 많은 후원금을 받았는가?”라며 “얼마나 많은 거짓말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