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액은 전년보다 53.4%나 급증한 총 620억3100만달러로, 글로벌 점유율 14.5%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수십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오던 미국 인텔(614억600만 달러·14.3%)을 근소한 차이로 제친 수치다.
삼성전자는 10년 전인 2008년 반도체 매출이 169억200만 달러로, 인텔(339억9500만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점유율 6.5%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2010년에 200억 달러대, 2013년 300억 달러대, 2016년 400억 달러대로 진입하면서 지난해에는 600억 달러대로 퀀텀 점프를 이뤘다.
SK하이닉스는 266억3800만달러로, 글로벌 점유율 6.2%를 기록하면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5.3%), 브로드컴(4.0%), 퀄컴(3.9%) 등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을 제치고 전년보다 2계단 상승한 3위에 올라섰다.
SK하이닉스도 2008년 60억2300만달러(점유율 2.3%)에 불과하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81%나 급증해 200억달러대에 진입했다. 업계 순위도 10년 전에는 10위 안팎에 머물렀으나 수직상승했다.
이로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계 점유율은 올해 20.7%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 전세계에서 팔린 반도체 5개 가운데 하나는 한국 브랜드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올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를 메모리 부문이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15%로 상향조정했다. 특히 메모리 부문 양대 축인 D램과 낸드플래시의 경우 올들어 평균판매단가(ASP)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면서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3%에서 37%, 10%에서 17%로 올려잡았다.
앞서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도 올해 반도체 시장 매출 증가율 전망치를 종전 7.0%에서 9.5%로 상향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