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아이폰X(텐) 등 프리미엄폰 출시에도 꿈쩍하지 않던 이동통신 시장에 ‘키즈폰’ 열풍이 불고 있다. 새학기를 맞아 자녀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인공지능(AI) 기술 접목 등이 맞물리면서 동심과 학부모 지갑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이 6일 출시한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 ‘쿠키즈 미니폰’(출고가 26만 원)은 출시 9일 만에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
쿠키즈 미니폰은 초등학교 2∼5학년을 공략하기 위해 일반 스마트폰 형태에 마블의 아이언맨과 미키마우스 등을 입혔다. 이 제품은 어린이의 유해 사이트 접근을 막기 위해 인터넷과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접속을 차단해 준다. 대신 어린이 전용 메신저인 ‘미니톡’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외국어 공부에 활용할 수 있도록 네이버 사전과 AI 기반 통·번역 서비스 ‘파파고’를 탑재했다. 어린이 고객은 부모에게 자신의 위치를 실시간 공유할 수 있으며 음량 하단 키를 5초간 누르면 긴급구조(SOS) 메시지도 전송할 수 있다. 더불어 스마트폰 중독과 유해물 노출 위험을 원천 차단했다.
LG유플러스는 AI 플랫폼과 라이언 등 카카오 프렌즈 인기 캐릭터를 넣은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27만5000원)’로 키즈폰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냈다. 2016년 3월 출시했다가 단종된 ‘쥬니버토키’ 이후 2년 만에 경쟁에 가세한 것이다
카카오프렌즈 키즈워치는 부모가 스마트폰에 U+가족지킴이 앱을 설치해 실시간으로 자녀 위치를 확인하고 키즈워치를 제어할 수 있다. ‘나에게 전화’ 기능을 통해 아이가 직접 전화를 걸지 않아도 키즈워치가 부모에게 전화를 걸게 할 수도 있다. 어린이가 주로 쓰는 단어나 억양, 문장 등을 AI로 학습해 음성 인식 성능도 높였다.
KT는 지난달부터 음성인식 AI를 탑재한 어린이용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 무민키즈폰(25만3000원)’을 판매 중이다. 무민은 핀란드의 국민 캐릭터로 국내에서도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무민키즈폰은 기가지니 음성 AI로 폰을 제어할 수 있으며 지식검색 등이 가능하다. 국내 키즈폰 최초로 무전기 기능을 활용한 무전톡은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동시 접속한 친구들과 통신이 가능하다.
네이버도 키즈폰 경쟁에 참전한다.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랩스는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018’에서 선보인 자체 개발 워치형 키즈폰 ‘아키(AKI)’를 이달 말 출시할 예정이다. 부모가 안심할 수 있도록 아이의 출발·도착 시 알림을 제공하며 반복해서 방문하는 장소와 시간 등 이동 패턴을 학습해 평소 경로를 이탈하는 경우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