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만에 1만7000세트 판매, 총 20억5000만 원 매출.” 현대홈쇼핑 패션 부문 시간당 매출 신기록이 수립됐다. 지난달 22일 현대홈쇼핑 PB(자체상표)인 ‘밀라노스토리’ 론칭 방송에서다. 이는 현대홈쇼핑의 ‘드림팀’이라 자처하는 패션상품기획팀의 성과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현대홈쇼핑 패션상품기획팀의 사무실에 들어서니 우선 패션 잡지들이 가득히 쌓인 회의 테이블이 반긴다. 초록색 칠판에는 블랙 정장을 시크하게 차려입은 30대 여성, 트렌치코트로 우아하게 멋을 낸 50대 여성이 그려져 있다. 팀원들은 마치 자리에 앉는 법을 잊어버린 듯 저마다 목소리를 높이며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2016년 말 본사 패션사업부 내에 패션상품기획팀을 신설했으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PB브랜드 개발에 착수했다. 방송 MD 17년 경력의 베테랑 팀장부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팀원 등 총 10명의 정예멤버로 팀을 구성했다.
이 팀이 올해 첫선을 보인 패션PB ‘밀라노스토리’ 론칭 방송에서 일을 낸 것이다. 장지원 책임은 “올 시즌 유행 아이템인 ‘셋업류(재킷 팬츠 세트)’와 트렌치코트를 아이템으로 기획한 것이 주효했다. 고기능 원단을 사용해 스판 성분이 없어도 신축성이 뛰어나고, 유행에 민감하지 않은 스타일로 단화나 운동화에도 코디할 수 있는 활용도가 높았던 것이 고객들의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밀라노스토리’는 합리적인 가격대로 ‘가성비’를 강조했다. 앞서 현대홈쇼핑의 첫 패션 PB로 신호탄을 터뜨린 ‘라씨엔토’와의 차별점이다. 지난해 론칭한 라씨엔토는 합성섬유를 쓰지 않고 캐시미어 등 고급 소재와 봉제 기법 활용 등 프리미엄 PB를 지향하고 있다.
강진규 책임은 “‘라씨엔토’는 4개월간 30만 벌가량을 판매하며 지난해 현대홈쇼핑 히트 상품 9위에 오를 정도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일반 패션 브랜드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캐시미어, 울, 밍크 등 최상의 소재와 차별화된 디자인, 고급 봉제기법 등을 적용해 고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라씨엔토의 성공에 힘입어 내놓은 ‘밀라노스토리’는 가성비를 강조하면서도 장인정신을 놓치지 않았다. 난관도 있었다. 현대홈쇼핑이 생각하는 품질 수준을 맞춰줄 수 있는 제조 협력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PB를 추구하는 ‘밀라노스토리’에 브랜드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협력사를 수십 군데 방문한 끝에 한 곳과 계약에 성공했다.
장지원 책임은 “장인정신이 깃든 패턴과 기술력이 바로 ‘밀라노스토리’의 핵심 무기”라며 “업계 우수 협력사를 확보해 상품 품질을 높였으며 이를 통해 ‘밀라노스토리’ 옷을 입는 현대홈쇼핑의 고객이 만족할 만한 최고의 옷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다현 선임은 유관 부서와의 협업도 흥행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이번 패션PB 론칭에 유관 부서들의 협업도 빛났다. 마케팅적으로도 ‘멋진 커리어우먼’을 떠올릴 수 있는 모델 정지영 씨를 섭외했고, 홈쇼핑 최초로 상품 페이지에 ‘리얼핏 동영상’을 첨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치 이탈리아 편집숍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세트 디자인을 구현해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한 방송도 흥행에 한몫했다”고 전했다.
현대홈쇼핑의 패션상품기획팀은 오프라인 매장 ‘플러스샵(PLUS#)’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도 운영 중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유통 트렌드를 선도한다는 자부심으로 팀원 모두가 일하고 있다”며 김준하 책임은 힘주어 말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낸 팀의 원동력은 화끈한 열정에 있다.남보라 책임은 “업무적 이슈나 신규 의류 아이템 기획 등에 대한 안건에 대해 논의할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의견을 주고받지만, 팀원의 생일 등 축하할 만한 일이 있을 때는 만사를 제쳐놓고 모여서 샴페인을 기울이는 화끈한 팀”이라면서 엄지를 들어올렸다. 남 책임은 “때로는 ‘PB 론칭’이라는 막중한 업무를 진행하며 부담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팀장님 포함 팀원 모두가 열정으로 똘똘 뭉쳐 즐겁게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