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 LG화학,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유셉트’ 국내·일본 출시… 오리지널 아성에 도전장

입력 2018-03-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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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개 종합병원서 임상시험·주사 편의성 개선 등 경쟁력 확보 상반기 국내 출시 발 맞춰 日 시판 땐 현지 에타너셉트 첫 시밀러 오리지널 강세에도 전문가들 “단점 보완한 복제약 무시 못할 것”

LG화학이 첫 바이오시밀러 ‘유셉트’(성분명 에타너셉트)로 국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유셉트’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LG화학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유셉트 시판에 들어간다.

엔브렐은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매하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강직성 척추염), 건선 등에 처방된다.

◇오리지널 VS 시밀러 = 현재까지 국내에 허가된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브렌시스 하나뿐이다. 세 번째 주자로 뛰어든 유셉트로서는 어떤 전략으로 류머티스 치료제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현재 국내 에타너셉트 시장 규모는 200억 원 내외로, 엔브렐과 브렌시스 두 제품이 양분하고 있다. 브렌시스는 2015년 12월 출시 이후 이듬해 2억8400만 원, 지난해 7억3600만 원의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했지만 178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엔브렐의 실적은 여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오리지널 대비 4%에 그쳤다.

◇LG화학 시밀러 전략 = 후발주자인 유셉트는 시장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한국인 대상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신뢰성 확보, 주사 편의성 개선 등의 장점을 앞세워 엔브렐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2014년부터 국내 약 30개 종합병원에서 18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 유효성 및 안전성 데이터를 확보해왔다.

규격 면에서도 엔브렐과 브렌시스에 대한 경쟁력을 높였다. 환자가 직접 주사하는 제품 특성상 손이 불편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 편리하게 투여할 수 있도록 오토인젝터(autoinjector) 형태로 주사기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오리지널보다 가는 주삿바늘을 적용해 주사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유셉트는 한국 출시에 발맞춰 일본 시장에도 발을 내딛는다. 예정대로 올해 상반기 중에 일본 시판이 이뤄지면 현지에서 에타너셉트 기반 첫 시밀러가 된다. 3조 원 규모에 달하는 유럽 시장에서 ‘베네팔리’란 제품명으로 첫 엔브렐 시밀러를 출시해 성공적으로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는 브렌시스와 같은 수순을 밟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지 임상에 드는 비용과 경쟁 상황을 분석해 투자 대비 효과가 좋은 국가부터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안전성 결과 확보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겠다”며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과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불 붙은 시밀러 시장 = 시장은 의약품 특허가 대거 만료됨에 따라 시밀러의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오리지널은 의외로 견고하게 시장을 수성하고 있다. 오히려 약가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과 누적된 임상 데이터로 입증된 성능을 앞세워 입지를 회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업계는 ‘시간은 시밀러의 편’이라는 견해가 대다수다. 효과와 성능 면에서도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연구 결과가 누적되고 있으며 입찰 시장에서 인지도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리지널의 단점을 분석 보완해서 나온 후발주자로서의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유사한 시밀러 제품의 연이은 출시로 시장 자체가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시밀러를 출시하며 초기 단계부터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이들 업체가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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