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요타, 2009년부터 토요타 모델 판매한다

입력 2008-03-20 16:15 수정 2008-03-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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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가 20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09년부터 ‘토요타’ 브랜드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토요타 본사의 조 후지오 회장까지 방한해 관심을 모았던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토요타 측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식적으로 부인하던 토요타 브랜드의 한국 진출을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뜻을 내비쳤다.

▲어떤 모델이 들어오나?

한국토요타가 선보일 모델은 캠리와 RAV4, 프리우스 등 세 차종이다. 초기에는 월 500대 판매를 목표로 하며, 빠른 시일 내에 월 1000대 수준으로 볼륨을 높일 예정이다.

캠리는 1980년 ‘셀리카 캠리’라는 브랜드로 선보인 후, 1982년부터 토요타를 대표하는 글로벌 전략 차종으로 이름을 높였다. 특히 최근에도 혼다 어코드와 함께 미국 승용차 시장 베스트셀러를 놓고 다툴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AV4는 현대 투싼, 기아 스포티지 등과 겨루는 소형 SUV로, 미국 시장에서는 혼다 CR-V와 판매경쟁을 벌이는 차종이다. 지난 2005년 3세대 모델이 출시됐다.

프리우스는 환경 친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모델로, 1997년 세계 최초의 대량 생산 하이브리드카로 선보였다. 지금까지 94만대가 넘게 판매되었으며, 현재는 2세대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일본 모드 35.5km/ℓ, 미국 모드 25.5 km/ℓ)를 자랑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한국토요타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5개 규모로 딜러를 운영할 계획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를 제외한 수입 대중차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한다는 목표다. 토요타는 시장을 먼저 개척하기보다 이미 개척된 시장에 들어가 강세를 보인만큼, 빠른 시일 내에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한국토요타는 기존 법인을 유지한 채, 세일즈와 마케팅 조직 등에서 토요타와 렉서스를 차별해 운영할 예정이다. 한국토요타 치기라 타이조 사장은 이와 관련, “기존 딜러를 포함해 폭넓은 업체를 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월 1000대는 기존 렉서스 딜러의 판매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므로, 그 정도 숫자의 딜러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우라니시 부사장은 “미국에 렉서스 브랜드를 런칭할 때 70% 정도가 기존 렉서스 딜러였다”면서 “하지만 렉서스와 토요타의 전시장은 완전 별도로 운영되는 게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 몰아닥칠 후폭풍은?

조 후지오 회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현대나 기아차 등 한국 메이커와 경쟁하기보다는 수입차 브랜드 중 논 럭셔리(대중차) 브랜드들과 경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우라니시 부사장은 500~1000대는 한국 수입차 시장의 1%도 안 되는 볼륨이므로 당장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을 것“이라며 엄살을 떨었다.

그러나 올 초 3000만원대 가격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혼다 어코드의 예에서 보듯이, 일본 대중차의 한국 진출은 그냥 흘려갈 뉴스가 아니다. 특히 일본 최고이자 세계 최대 메이커로 우뚝 선 토요타의 한국 진출은 국내외 업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은 기존에 진출해있는 혼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어코드와 CR-V 등 베스트셀러를 보유하고 있지만, 한국토요타가 기존에 선보인 렉서스와 함께 선보일 전략에 따라 가격이나 서비스, 마케팅 등에서 타격이 예상된다.

현대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도 토요타가 일으킬 폭풍에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 차이가 더욱 줄어들게 돼, 많은 고객들이 수입차로 이탈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수입차와의 비교 시승회를 자주 여는 것도 수입차의 시장 잠식을 차단할 필요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토요타는 떠오르는 한국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면서도 세계 시장에서의 전망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조 후지오 회장은 “올해 환율과 원자재 인상 등의 문제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미국, 일본, 유럽 등지에서 모두 985만대하는 것이 목표지만 현 상황 계속되면 달성이 어렵지 않겠냐”는 견해를 보였다.

그러나 토요타에는 ‘믿는 구석’이 있다. 중국과 러시아, 아시아 산유국 등의 이머징 마켓이 바로 그곳이다. 이들 국가에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2009년부터 한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하게 되면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토요타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 불러일으킬 변화는 앞으로 큰 화젯거리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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