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너무나 어려웠던 상황속에서 수많은 고민으로 밤잠을 설쳐야했던 그때와 달리 이제는 웃으면서 이별을 이야기 할 만큼 회사의 위상과 성과가 좋아졌습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이 4년 8개월 임기를 끝으로 22일 퇴임했다. 이날 NH투자증권 여의도 본사에서는 정기주주총회 후 김 사장의 퇴임 행사가 마련됐다. 이직이 잦은 증권업계에서 3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한 회사에 몸담았던 김 사장을 위한 이례적인 자리였다. 이 자리에는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NH투자증권 임직원,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 역사상 최초의 내부 출신 사장으로, 1985년 NH투자증권 전신인 럭키증권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입지적 인물이다.
그는 33년간의 직장생활을 돌이켜 보며 2011년 WM사업부 대표 시절 LIG건설 기업어음(CP) 부도사건을 가장 어려웠던 순간으로 꼽았다. 김 사장은 “회사가 전략적으로 마케팅했던 LIG건설 CP가 부도처리되면서 수년간 공들여 쌓아왔던 고객과의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놓였었다”면서 “WM사업부 대표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로 사후 수습을 해나가면서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으며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값비싼 경험 덕분에 고객의 중요성과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직원들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하게 가슴에 새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회사 선배로서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사장은 “고객의 성공이 없는 성장은 무의미하다”면서 “투명하고 신뢰받는 회사, 좋은 서비스로 정당한 대가를 받는 회사가 고객의 선택을 받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을 얼마나 크게 볼것인지, 얼마나 창의적으로 보는 지가 미래를 좌우할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고민을 치열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김 사장의 퇴임식에서 “김 사장이 탁월한 경륜과 리더십, 네트워크 충분히 겸비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그간 내실을 다졌다면 앞으로는 글로벌 IB와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