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에 500억 달러 관세 폭탄 터뜨렸다…뉴욕증시, 패닉에 휩싸여

입력 2018-03-2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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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 무역 전쟁 본격화하면 세계 경제에 전반적 타격”…한국도 동반 피해 볼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지식재산권 침해를 근거로 중국을 향해 관세 폭탄을 터뜨렸다.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에 이날 뉴욕증시는 패닉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산 수입품에 연간 최소 500억 달러(약 54조 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토록 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500억 달러는 미국의 대중국 수입 규모 중 10%다.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서명하면서 기자들에게 “이것은 (앞으로 단행될) 많은 조치 중 첫 번째”라고 밝혔다.

지난해 8월부터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대통령의 지시로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와 기술 이전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시행했다. 이는 1974년 제정된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대중국 무역 제재는 수개월 간 시행된 조사 결과로 나왔다. USTR은 이미 1300개에 달하는 관세 대상 품목을 선정했고, 앞으로 15일간 의견을 수렴한 뒤 구체적인 품목을 결정한다.

향후 중국 기업의 대미 투자도 제한된다. 트럼프는 60일 이내에 재무부에 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 기업들에 투자를 제한하는 조치를 마련토록 지시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USTR에 중국의 지재권 침해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을 지시했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중국 당국은 미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할 때 부당하게 기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과 유럽연합(EU)도 WTO 제소에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발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공포에 시장은 요동쳤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2.93% 급락한 2만3957.89를 기록했다. S&P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 이상 급락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30.68% 폭등한 23.34를 나타냈했다. 키프라이빗뱅크의 브루스 맥케인 수석 투자 전문가는 “무역 갈등이 커지면 주식 시장에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전문가 대부분은 트럼프의 행보가 경제에 해가 된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이 공포에 빠진 이유는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맞대응 가능성도 커졌다. 트럼프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기 전에도 중국 외무성 대변인은 “우리의 이익을 보호하는 조치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을 본격화할 시 제품 가격이 오르고, 이는 다른 나라에도 부수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략연구센터의 스콧 케네디 중국 경제 정책 전문가는 “미국과 중국의 투자 관계는 글로벌 공급망과 통합되어있다”며 “미중 무역 전쟁은 다른 국가와 기업, 소비자들에게 분명히 타격을 줄 것”이라고 관측했다.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 애널리스트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며 “트럼프가 세우는 무역 장벽은 글로벌 공급망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중국에 수출하는 중간재 규모가 큰 탓에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 부과로 동반 피해를 볼 수 있다. 국립아시아연구원의 애슐리 존슨 매니저는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수혜를 볼 나라는 없다”며 “산업 전반에 걸쳐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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