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100% 죽는 돼지전염병 ‘비상’… 국경에 장벽 설치

입력 2018-03-24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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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역 요원들이 2015년 9월 2일 치명적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이 발생한 드레스덴의 한 농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독일 방역 요원들이 2015년 9월 2일 치명적 돼지 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이 발생한 드레스덴의 한 농가에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EPA연합뉴스)
감염되면 사실상 100% 죽는 맹독성 돼지 전염병으로 유럽에 비상이 걸렸다. 일부 나라는 국경에 철제 울타리를 설치하기로 했다.

23일 유럽전문매체 유랙티브와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최근 동유럽에서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출혈열(ASF)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리투아니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닿은 동부지역 1200km에 걸쳐 장벽을 세우기로 했다.

덴마크도 21일 독일과 접경한 남부지역 국경을 따라 70km 길이 철제 울타리를 설치할 것이라고 21일 발표했다. 철제 장벽은 ASF를 옮길 가능성 높은 멧돼지들의 월경을 막기 위한 것이다.

독일은 지난달 멧돼지 수렵 기간을 해제해 연중무휴 사냥을 허용했다. 프랑스 등 다른 나라에서도 축산농민들이 멧돼지 수렵 제한을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폴란드 등이 국경에 멧돼지 장벽까지 설치하는 것은 ASF가 발생할 경우 돼지 떼죽음도 우려되지만, 일단 비(非) 유럽연합(EU)국가로의 수출이 일시 중단되고, 감염된 지역에서 나온 고기와 육가공제품은 EU 회원국에도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돼지콜레라’로도 불리는 ASF는 바이러스에 의한 돼지 전염병이다. 연진드기를 매개체로 감염된 야생 멧돼지를 거쳐 분비물이나 피, 고기 등에 접촉한 집돼지로 감염된다. 바이러스에 접촉한 자동차, 옷, 신발 등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돼지가 맹독성 ASF 바이러스 종류에 감염되면 고열, 림프샘과 내장 출혈 등으로 1~2주 안에 사실상 100% 죽는다. 사망률이 낮은 저독성 바이러스 종도 있으나 맹독성이 주류를 이룬다.

ASF는 사람에겐 해롭지 않지만, 돼지의 경우 예방 백신도 없고 급성의 경우 치료제도 사실상 소용없어 축산농가들로선 두려운 존재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폴란드와 덴마크 등이 취하는 ‘멧돼지 국경장벽’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이다. 멧돼지는 매우 힘이 세고 영리해서 장애물을 우회하고 돌파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이미 벨라루스가 유사한 대책을 시행했으나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제동물질병사무국(OIE)은 ASF 감염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국가의 경우 예방 및 통제 방안으로 돼지나 돈육가공품 수입 시 유의하고, 감염 국가에서 오는 항공기나 선박의 음식쓰레기 처리 등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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